NYT “하니예, 두달 전 설치 폭탄에 암살”

2024-08-02 13:00:01 게재

중동·이란·미 관리 인용 보도

이란 보안시설 경비 뚫려

하마스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그가 묵은 귀빈용 숙소 건물에 몰래 설치됐던 폭탄에 의해 암살된 것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내용은 이란인 2명을 포함한 중동 관료 7명과, 미국 관료 1명에게서 확인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폭탄은 약 2개월 전 해당 숙소에 설치됐다. 이 곳은 테헤란 북부의 고급 복합시설로 이슬람 혁명수비대가 운영해 엄격한 경비가 이뤄진다. 그가 방안에 있다는 것이 확인되자 폭탄이 원격으로 터졌다. 혁명 수비대원인 두 이란 관리에 따르면, 폭발로 건물이 흔들리고, 창문이 깨지고, 외벽이 부분적으로 무너졌다. 폭탄이 어떻게 설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폭발은 현지 시각 오전 2시경에 일어났다. 놀란 건물 관리직원들이 엄청난 소음의 근원을 찾아 달려가서 하니예가 보디가드와 함께 머물고 있는 방으로 인도됐다고 말했다.

폭발 직후 의료팀이 달려갔으나, 하니예는 즉사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성전의 지도자 지야드 알-나할라가 바로 옆집에 머물고 있다고 이란 관리 두 명이 말했다. 그의 방은 심하게 손상되지 않았는데, 이는 정확히 하니예를 표적으로 삼았음을 보여준다.

카타르에서 하마스의 정치 사무실을 이끌었던 하니예는 이란을 방문했을 때 여러 번 해당 숙소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NYT는 이스라엘이 하니예와 하마스 고위 인사들을 카타르밖에서 암살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새벽 2시께 하니예의 암살 사건 발생 직후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전투기나 공격용 무인기(드론)를 통해 미사일 정밀 타격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이란 관영 타즈님통신은 “목격자들이 미사일과 같은 물체가 하니예의 방 창문에 부딪혀 폭발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외부 미사일 공격이 아닌 보안시설의 경비 허점을 뚫고 건물 내부에 폭탄을 미리 몰래 설치하는 식으로 암살 작전을 사전에 계획했던 것이다.

핵심 보안 시설이 뚫린 것은 이란으로선 정보 및 안보의 재앙적인 실패로, 혁명수비대에 엄청난 당혹감을 안겨줬다고 이란 당국자들은 전했다. 이 소식은 한밤중에 즉시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 아야톨라에게 통보됐다. 폭발 4시간 후 혁명 수비대는 하니예가 사망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전 7시까지 하메네이는 이란 최고 국가안보위원회 위원들을 자신의 단지로 소집하여 긴급회의를 열었고, 이 회의에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이란 관리 3명이 밝혔다.

이스라엘의 해외 암살 작전은 주로 해외정보기관인 모사드가 담당한다. 모사드의 수장인 데이비드 바네아는 지난 1월 ‘자신의 기관이 10월 7일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테러의 배후에 있는 하마스의 지도자들을 사냥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장병호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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