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돈’에 대한 심판 도래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사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락과 관련 ‘쉽게 푼 돈, 쉽게 번 돈’에 대한 심판의 날이 닥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각) 진단했다.
WSJ는 이날 사설 ‘쉬운 돈에 대한 심판 도래(The Easy Money Reckoning Arrives)’에서 “지난 주말과 이번 주초까지 이어진 글로벌 증시 매도세는 부분적으로는 증시 고공행진에 따른 조정, 특히 기술주에 대한 조정”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는 또한 지난 10년반 동안의 과도한 지출과 쉬운 돈에 대한 심판의 시작일 수도 있다. 그 심판이 얼마나 빨리 그리고 거칠게 다가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지난 금요일에 이어 월요일에도 급락한 것과 관련, WSJ는 “일본은행은 지난주 금리 목표치를 0.25%로 인상하고 양적완화 프로그램 축소 일정을 발표했다”며 “지나치게 장기간 지속된 초저금리에 따라 예측가능하고 필요한 리스크 재조정이 촉발됐다”고 지적했다.
WSJ는 “다음 단계는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철수일 수 있다”며 “저금리와 엔화 약세는 대규모 캐리트레이드를 촉진했다. 엔화 절상은 이러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이제 갑작스러운 엔화 변동과 자본 흐름이 과도한 레버리지에 걸린 투자자를 강타할지 지켜봐야 할 때다. 미국국채를 포함한 해외시장은 이같은 일본 자본의 이탈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공포에 대해 월가 금융권과 워싱턴 정가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정책을 비난하는 것과 관련, WSJ는 “7월 일자리 통계는 불황 수준의 실업률이 아니었다. 9월이 아닌 7월에 연준이 금리를 0.25%p 인하한다고 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또 “연준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금리인하를 예고했고, 시장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이미 금융여건이 완화됐기 때문에 금리인하가 어떤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올지는 분명하지 않다. 일부에서 요구하는 ‘8월 50%p 긴급 금리인하’는 패닉상태로 보일 수 있으며 더 많은 매도를 촉발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WSJ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경제는 대부분 소비와 자산가격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정부지출과 저렴한 돈으로 유지돼 왔다”며 “하지만 값싼 돈은 결코 공짜가 아니며 영원히 지속될 수도 없다. 이는 지속불가능한 왜곡과 과잉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번 증시 폭락은 2008년의 반복은 아니지만, 성장에 대한 경고”라며 “연준은 시장폭락에 대한 월가의 요구를 달래는 게 아니라 실물경제와 근로자의 실질소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