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 플라스틱 인증기준 완화"
한국경제인협회 동향·과제 보고서 … 생산 연평균 32% 성장
환경오염을 감축할 방안으로 생분해 플라스틱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정책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3일 ‘생분해 플라스틱 산업 동향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한국도 생분해 플라스틱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자연과 유사한 환경이나 분해 시설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단기간에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유럽바이오플라스틱협회는 2028년 글로벌 생분해 플라스틱의 생산 능력이 460만5000톤으로 2022년 86만4000톤 대비 5.3배 증가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분해 플라스틱 생산은 지구온난화 등 글로벌 환경이슈와 함께 국제기구와 세계 각국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국제적으로는 플라스틱 오염감축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UN 산하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 2022년 3월 ‘플라스틱 오염감축을 위한 범정부 협상 위원회’(INC)를 구성했다. 위원회 구성 이후 4차례 논의를 진행했고, 올해 12월에 부산에서 진행될 5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국제적인 구속력을 가지는 플라스틱 오염감축 규범을 제정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친환경 대체품’으로 생분해 플라스틱을 상용화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했다. 미국은 연방정부가 2002년부터 농무부 인증 바이오 소재 제품(현재 139개)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의무화했다. 일부 주에서는 생분해 소재를 활용한 일회용 포장재를 사용하도록 장려하는 법안을 도입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을 제한할 예정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바이오플라스틱을 200만톤 도입할 예정이다. 또 관련 법안을 제정해 민간이 자율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재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SK리비오 LG화학을 비롯한 석유화학 기업과 CJ제일제당을 비롯한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생분해 수지 개발과 생산에 나서고 있다.
SK리비오는 베트남 하이퐁에 연 7만톤 규모의 석유 원료 생분해 플라스틱(PBAT) 공장을 착공했다. LG화학은 충남 서산에 연 5만톤 규모 석유 원료 생분해 플라스틱 공장을 설립해 올해 양산을 시작했다.
한경협은 생분해 플라스틱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한국의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 인증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생분해 플라스틱을 활용한 제품으로 인증받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표준은 ‘산업퇴비화’와 ‘토양생분해’다. 그러나 ‘산업퇴비화’로만 인증받은 제품은 단순 매립 시에 생분해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2025년부터는 ‘산업퇴비화’ 인증을 일괄 종료하고, ‘토양생분해’만이 유일한 표준으로 인정될 예정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생분해 플라스틱을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로 보고 시장이 실질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우호적인 정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