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가능성’을 위한 지역축제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금 서울 강북구는 축제 준비로 분주하다. 지난해 9월 ‘100’여 가지 먹거리와 다양한 수제 ‘맥’주를 의미하는 ‘제1회 강북 백맥축제’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더욱 커진 지역주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편 보다 실용적이고 시대에 부합하는 ‘제2회 백맥축제’의 모습을 갖추고자 관내 여러 전통시장 상인들과 구청 직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민선8기 강북구는 관내에 특별한 산업이 존재하지 않는 현실을 극복하고자 목표의식이 명확한 지역축제들을 다수 만들고 키워가는 중이다. 그 해답의 실마리는 국내외 다양한 관광활성화 사례를 관찰하며 얻었다. 인구가 많지 않고 지역이 낙후해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관광지들이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자기만의 색깔과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는 점이다.
강북구는 서울의 자치구로서 거의 모든 현대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북한산과 우이천이라는 천혜의 자연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고령화 도시라지만 수유역과 미아사거리역 주변에는 주로 젊은 층이 찾는 커다란 규모의 소비상권도 형성되어 있다. 고유의 색채를 지닌 마을문화가 유지되는 곳도 많으며 사람냄새 물씬한 전통시장들도 많다.
강북구의 기회요소라 할 이 모든 것을 엮어내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강북구만의 매력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한 생각을 현실화한 대표적 사례가 ‘강북 백맥축제’였다. 실제로 지난해 ‘제1회 강북 백맥축제’는 이틀간 4만3000여명이 방문하고, 약 2억8000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지역상권의 팝업 스토어가 된 축제
우리나라에서 작년 한해 동안 1100개 이상의 지역 축제가 열렸다고 한다. 말 그대로 ‘축제를 위한 축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른 곳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갖는 지속가능한 축제를 만들고자 ‘제1회 강북 백맥축제’를 열기 전까지 참으로 많은 지자체 축제를 직접 찾아다니고 경험했었다.
‘강북 백맥축제’는 기획 단계부터 주민·상권과 협업하며 축제 콘텐츠 및 먹거리를 구성했고, 우이천의 환경과 백년시장 일대가 이어지도록 동선을 구획해 명소화를 시도했다. 또한 강북구에서 적극 지원하여 관내 전통시장 상인들이 전문셰프와 협업해 메뉴를 직접 개발하도록 했다. 당연히 1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먹거리를 선보일 수 있었다.
축제에서 인기를 누린 메뉴는 시장에서 계속 판매하는 등 전통시장의 지속적인 매출 증대와 연결될 수 있기에 ‘강북 백맥축제’는 지역 상권의 ‘팝업스토어’인 셈이다. 상인과 참여 시민이 모두 만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아울러 탄소 중립을 지향하고자 다회용기 반납존을 운영해 일회용품이 없는 지역 축제를 만들었다. 또한 스마트 재난협력대응 시스템을 운용하여 좁은 전통시장 골목에 많은 인파가 밀집했음에도 안전한 현장 관리가 가능했다.
‘자연도시 강북구’ 정체성 확립해갈 것
올해 9월 6일부터 7일까지 열릴 ‘제2회 강북 백맥축제’는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많은 주민들이 더욱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도록 참여하는 전통시장 점 수도 늘리고 우이천변 행사 공간도 확장해 훨씬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 및 공연을 준비할 예정이다.
지역 현실과 부합하는 지속가능한 축제를 통해 ‘매력적인 자연도시 강북구’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고자 한다.
서울 강북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