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수장에게 동시에 닥친 ‘10월 위기설’
윤 대통령 지지도 20% … 의료·김 여사·국감 ‘악재’ 우려
이 대표, 이르면 10월중 1심 선고 … 유죄면 대권 도전 타격
여야 수장인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동시에 ‘10월 위기설’에 직면했다. 두 사람 모두 열흘 남짓 남은 10월에 정치적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추석 연휴를 마친 19일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국정지지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심각한 리더십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석 직전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10~12일, 전화면접,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20%를 기록했다. 취임 이후 최저치다. 부정평가는 70%로, 취임 이후 최고치다. ‘의대 정원 확대’(18%)가 부정평가 이유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의료 사태가 윤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의료 사태가 빠른 시일 내에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된다면 윤 대통령에게는 치명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추석 직전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항소심에서 전주 손 모씨 유죄 판결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가 이뤄졌다. 둘 다 김 여사가 관련된 것으로 의심 받는 사건이다.
여권 관계자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장면”이라고 표현했다. 국회는 19일 ‘김 여사 특검법’을 상정할 태세다. 김 여사를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는 흐름이다. 10월 7일부터 25일까지 국정감사가 실시된다. 야권은 윤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각종 의혹을 쏟아내려고 벼르는 눈치다. 야권에는 이미 윤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의혹 제보가 잇따른다고 한다.
국민의힘 재선의원은 “당장 국정감사에서 뭐가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 사방이 지뢰밭이다. 여당이 막을 재간이 없다. 악재가 더 나온다면 (윤석열정권이) 식물정권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당직자는 “정권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사건이 터질 수 있다.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10%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 지지도가 10%대가 되면 (윤 대통령) 국정 리더십은 무너지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기준으로 볼 때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지지도 20%대는 정권 붕괴 전조에 해당됐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도 불안한 10월을 맞게 됐다. 이 대표는 7개 사건, 11개 혐의로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중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이 오는 20일과 30일 각각 마무리된다. 이들 재판 선고가 10월말 이뤄질 전망이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 판결 받으면 이 대표는 피선거권이 5년간 박탈된다. 2027년 대선 출마가 어려워진다.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 금고 이상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물론 10월말에 이뤄질 선고는 1심이기 때문에 확정 판결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만의 하나 1심에서 유죄가 나올 경우 이 대표의 대권 레이스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2027년 대선까지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도록 재판을 미룬다고해도, 재판 결과에 대한 불안감까지 완전히 진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