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발행 회사채, 시설투자 ‘0’
일반회사채 발행 56%↓ 대부분 채무상환에 사용
지난달 기업들이 일반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시설투자에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시설자금 용도에 투입된 자금이 계속 줄기는 했지만 0원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금융감독원이 25일 발표한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8월 중 회사채 발행규모는 19조7182억원으로 전월(20조1036억원) 대비 3854억원(1.9%) 감소했다.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금융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제외한 일반회사채 발행규모는 1조3970억원으로 전월(3조1790억원) 대비 56.1%인 1조7820억원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급부상하면서 채권 발행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위험 회피 성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일반회사채 자금용도별 발행 규모를 보면 1조600억원(75.9%)은 차환(채무상환), 3370억원(24.1%)은 운영자금에 투입됐고 시설자금에 사용된 금액은 없다.
시설자금 발행규모와 비중은 최근 5년간 상반기 기준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규모는 2조4560억원, 비중은 7.3%였다. 지난해 상반기 2조7178억원 보다 2618억원 줄었고, 비중은 1.1%p 감소했다. 2022년 4조627억원에 비중이 18.6%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금감원은 “수요가 줄면서 시설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