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거가 우크라이나전쟁 결정할 것”
체코 전 총리 바비스 인터뷰
“트럼프 승리, 유럽에 좋아”
우크라이나전쟁의 결과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안드레이 바비스 전 체코 총리가 밝혔다. 바비스 전 총리는 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조차 우크라이나사태 대응방안에 대해 단합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럽연합은 다른 어떤 것보다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말하자”며 “미국 선거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가 승리하면 유럽에 좋을 것”이라며 “그는 전쟁을 즉각 끝내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바비스 전 총리는 지난 6월 유럽의회 의원 선거에 당선됐다. 그는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프랑스의 극우 지도자 마린 르펜과 손을 잡고 유럽연합 의회에서 세 번째로 큰 그룹인 ‘유럽을 위한 애국자’(Patriots for Europe)를 결성했다. 그는 내년 10월 체코 총선에서 집권을 노리고 있다.
바비스가 이끄는 ANO당은 지난주 지방선거에서 전국 13개 지역 중 10개 지역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28일에는 ANO가 체코 상원의원선거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바비스는 “집권당들이 지난 3년 동안 보여줬듯이 체코 국민들에게 그들이 완전히 무능하고 나라를 통치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증명할 또 다른 1년을 가졌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체코에서 바비시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바비시를 꺾은 전 나토 장군 페트르 파벨과 경쟁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비판을 주고 받았는데, 파벨은 바비시가 러시아의 명령을 따랐다고 비난했고, 바비스는 파벨이 전쟁광이라고 주장했다.
파벨은 자신의 경력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프라하 주도로 우크라이나군에 추가 탄약을 제공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독일 언론은 이 계획에 따라 조달된 탄약 중 일부가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총신을 떠난 직후 폭발해 다른 위험한 특성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프라하는 이 문제를 인정했지만, 결함이 있는 탄약으로 인한 사건의 수는 ‘적다’고 주장했다.
체코 야나 체르노초바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새로운 탄약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오래된 재고도 구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70세 바비스는 아그로페르트(Agrofert)라는 식품 및 화학 사업을 체코 최대 대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킨 후, 2011년 정계에 입문해 유럽 자유당의 일부였던 ANO를 설립했다. 그는 2017년 처음 총리가 되었다. 그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그의 회사인 아그로페르트가 받은 EU 자금의 상환을 요구한 후 브뤼셀에 대해 도전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지난 2월 체코 재심에서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