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중국산 후판 반덤핑 조사 착수
‘과잉생산’ 중국 철강업체
‘저가수출 밀어내기’ 양상
정부가 중국산 후판제품 덤핑으로 인한 국내산업 피해 조사에 니섰다. 중국이 자국내 과잉생산 제품을 저가수출로 대거 밀어내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4일 현대제철의 신청을 받아들여 샤강 등 중국 후판업체들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작된 조사는 3개월의 예비조사 후 본조사 판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7월 31일 중국업체들의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반덤핑 제소를 제기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제조용이나 건설용 철강재로 쓰인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자국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로 내부 철강수요가 줄자 해외에 후판을 비롯한 자국산 제품을 저가로 밀어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철강 순수출은 약 341억달러에 달해 전고점인 2014년 343억달러에 근접했다.
1~4월 중국의 철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는데, 수출 단가는 19.4% 하락했다. 저가 밀어내기 의혹이 제기되는 근거다.
국내에서 후판을 생산하는 기업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3곳인데 이중 현대제철의 경우 후판 매출 비중이 약 15%에 달한다.
한국철강협회 통계로는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873만톤으로 전년보다 29.2%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수입 물량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 각국은 중국산 철강제품의 저가 수출을 자국경제 교란요인으로 보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5월 중국산 철강 특정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0~7.5%에서 25%로 연내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5월 주석도금 철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고, 캐나다도 철강 제품 대상 25% 관세 부과 안을 발표했다. 멕시코 브라질 등 신흥국도 올해 중국 철강에 관세를 올렸고, 베트남 튀르키예 등도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