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위기감 국제유가 5% 급등
미 “이란 석유시설 공격 논의”
국제유가가 하루사이에 5% 이상 폭등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이후 미국정부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공급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61달러(5.15%) 오른 배럴당 73.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달여 전인 9월 10일(66.75%) 보다는 10.4% 급등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3.72달러(5.03%) 급등한 배럴당 77.62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 급등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직격탄 역할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단이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을 지지하느냐”고 묻자 “내 생각에 그것은 좀…”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논의하고 있다(We‘re discussing that)”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그 자체가 시장에 큰 충격이었고, 유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스웨덴 은행 SEB의 비야르네 쉴드롭 수석 상품 분석가는 미 경제매체 CNBC에 “이스라엘이 실제로 이란 석유시설을 폭격하면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시설을 타격하면 원유 중개상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차질을 우려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무역 동맥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유중 중동산 비중은 2023년말 기준 71.9%에 달한다. 중동발 전쟁위기에 그 어느나라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