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 소비자물가 둔화·중동 전쟁 확전 여부 주목
국제유가·달러 강세 흐름 … 연휴 이후 중국 증시 방향
9월 FOMC 의사록 발표 … 잇따른 연준 인사 연설 관심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소비자물가 둔화세 지속 여부와 중동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의 향후 전개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는 국제유가와 달러의 강세 흐름과 국경절 연휴로 장기 휴장했던 중국 증시와 역내 외환시장의 거래 재개 후 방향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주 예정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사록 발표와 잇따른 연준 인사들의 연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으로 미국과 한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방향도 주목된다.
◆빅컷 확률 소멸 … CPI 지수 중요해져 =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발표된 9월 고용자 수 급증 소식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11월 FOMC에서 미 연준이 0.25%p 금리인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연준의 빅컷(0.5%p 금리인하) 확률은 사라지고 동결 전망이 2% 정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다시 미국의 물가지수에 쏠리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에 따라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베팅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주 중 예정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중요성이 지난 1~2개월에 비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는 10일(현지시간)에는 9월 CPI가 발표된다. 헤드라인 시장 전망치는 8월 전년 동월대비 2.6%로 5개월 연속 둔화 후 이번 2.3% 내외로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전월 대비 또한 8월 0.2%에서 0.1%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근원지수는 지난 8월 3.2%로 그동안의 둔화세가 멈춘 가운데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다만 전월 대비는 8월 0.3%에서 0.2%로 소폭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2.6%에서 7월 2.2%, 8월 1.7%로 상반기 반등 추세가 꺾인 이후 9월에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런 전망이 정확하다면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연준의 의도대로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확산될 것”이라며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는 점을 고려해 연준이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압력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물가 발표를 앞두고 9일(현지시간)에는 9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회의록을 통해 지난 9월 회의에서 연준이 전격적으로 빅컷 금리인하를 한 배경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또 향후 금리 궤적과 경제 평가,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상세한 논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연설들로도 향후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전면전 위기 부각되는 중동 … 국제유가·달러 변동성 확대 = 문제는 국제유가다. 중동발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세는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자극할 수 있다. 10월 물가지수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국제유가에 달려 있으며, 국제유가 추가 급등은 이번 주 이스라엘이 이란에 어떤 대응 수위로 보복에 나설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지난주 국제유가는 중동 전쟁 우려로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68.18달러에서 74.38달러로 9.09% 급등했다. 브렌트는 71.98달러에서 78.05달러로 8.4% 상승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정치적인 이슈가 강한 만큼 쉽게 예단하기 어렵지만 국제유가의 변동성 및 금융시장의 불안을 수시로 자극할 수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10월 국제유가(WTI) 평균이 배럴당 85.5달러였음을 고려할 때 올해 10월에 이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까지 유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경기부양책 효과 이어질까 = 8일부터는 국경절 장기 휴장 이후 중국 주식시장과 역내 외환시장이 다시 거래를 재개한다. 연휴 직전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시장 효과가 이번 주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경기부양책이 발표된 지난달 24일부터 홍콩 항셍지수는 10월 4일까지 19.66% 급등했고, 상하이종합지수도 지난달 24일부터 중국 국경절 연휴 시작 직전인 30일까지 16.53% 급등했다.
13일에는 중국 9월 CPI가 발표된다. 7월 전년 동월대비 0.5%, 8월 0.6%로 소폭 반등세를 이어갔지만 이번에는 비슷한 수준을 보일 전망. 9월 PPI는 전월 -1.8%에 이어 마이너스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또 주말경 발표될 중국 9월 신규 위안화 대출이 8월에 이어 반등세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이때 9월 총통화(M2)증가율도 발표한다. 지난 6월 전년 동월대비 6.2%에 이어 7~8월 6.3%로 역대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나 이번엔 경기부양 영향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가 중국 증시의 본격적 시험대 혹은 분수령이 될 여지가 크다”며 “중국 빅테크 기업과 더불어 전기차 및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의 추가 상승 여부도 주목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양책 효과와 별개로 일부 고무적인 주가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최근 중국의 높은 주가 상승에도 글로벌 투자자의 경계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인베스코(Invesco)는 “중국의 일부 주식은 고평가 국면에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안정적 경제성장을 위해 추가적인 정책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노무라의 경우엔 “이번 강세장이 2015년과 같은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WGBI 채권지수 편입 여부 및 금통위 결과 주목 = 한국 시장에서는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여부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지수사업자 FTSE 러셀(Russell)은 8일(현지시간) 정례 시장분류 결과를 발표한다. 한국은 지난 2022년 관찰대상국 지정 이후 이번엔 시장접근성 등급(L1) 상향으로 WGBI(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될지 관심이다.
11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되어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3.25%로 0.25%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한은 총재의 발언에 관심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7일 오전 코스피는 개장 직후 하락 전환하며 2560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대비 9.49포인트(0.37%) 오른 2579.20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5.42포인트(0.21%) 내린 2564.29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4.36포인트(0.57%) 오른 777.34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12.6원 오른 1346.3원에 개장해 오전 9시 17분 현재 전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가) 대비 10.4원 상승한 1344.1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달러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5일 새벽 2시 야간 거래에서 전장 대비 30.2원이나 급등한 1349.5원에 마감했다. 지난 주말 달러화가 미국의 9월 핵심 고용지표 결과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더불어 엔화 가치 급락 그리고 중동 불안 등 각종 악재 등도 원달러환율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주에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여부에 따른 유가 흐름이 글로벌 외환시장 흐름을 단기적으로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위안화 추이도 원달러 환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