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우크라분쟁 종식 위한 비밀회담”
“러 점령 유지, 나토가입” 빅딜
“우크라, 필요한 지원 못받아”
“러시아의 주권은 인정되지 않되,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약 5분의 1에 대한 사실상의 통제권을 유지하고,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하거나 동등한 안보 보장을 받는 협상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편집위원회(The editorial board) 명의의 ‘우크라이나의 전쟁 목표 변화’란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과 일부 서방국, 심지어 우크라이나조차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쫓겨나야만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입장에서 국토의 대부분을 그대로 두는 협상 타결이 최선의 희망일 수 있다는 점을 마지못해 인정하는 태도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키이우는 그 축소된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우크라이나 전망은 무엇보다도 트럼프가 다음 달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고 그가 공약 한대로 전쟁을 신속하게 종식시킬 위험으로 인해 흐려지고 있다”며 트럼프의 구상을 단념시킬 수 있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 전쟁의) 목표를 재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가 나토와 같은 안전 보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면서, 러시아가 점령한 땅을 우크라이나가 포기하는 아이디어가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협정이 추진되면 우크라이나는 재건되고 유럽연합(EU)과 통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시나리오는 두가지 가정에 의존하는데, 모두 성사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첫째, 지금까지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가입에 주저했는데 이젠 가입이나 그에 필요한 보장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우크라의 나토 가입을 러시아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를 막는 것이 그의 표면적 전쟁 목표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수용하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기사는 덧붙였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