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정체·사고다발 ‘영등포 고가’ 철거
서울시 영등포 로터리 구조개선사업
25일 철거 시작, 혼잡개선·사고예방
상습정체와 사고다발로 골치거리였던 영등포 로터리가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영등포 고가차도 철거를 시작으로 여섯 갈래 입체교차로를 평면적인 다섯 갈래 교차로로 변경하는 영등포로터리 구조개선사업에 착수한다고 8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공사를 위해 오는 25일 오후 11시부터 영등포 고가차도 통행이 전면 통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등포 로터리는 산업화 시대를 상징하는 구조물이다. 1970년대 원활한 물류 이동을 위해 건립을 추진, 1976년 준공됐다. 하지만 현재는 자동차 증가 및 노후화로 인해 서울시내 상습 정체 구간으로 꼽히고 있다.
시는 1단계로 폭 15m, 길이 280m의 영등포 고가차로 철거작업을 시작한다. 내년 4월 말까지 6개월간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시는 고가차로 철거가 마무리되면 교차로 변경 작업을 실시한다. 여섯 갈래 교차로를 다섯 갈래로 바꾸며 고가를 없앤 뒤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교차로 변경공사는 인접한 영등포 제2빗물펌프장 신설공사를 비롯한 버스중앙차로, 공원 조성 등과 연계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고가를 없앤 자리엔 7500㎡ 규모의 공원(교통광장)을 조성한다. 입체 교차로 두 갈래를 하나로 합치고 남은 공간에 만들어진다. 바닥 분수와 소나무 숲, 산책로 등이 조성돼 도심 속 휴식공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구간은 평소에도 교통 체증이 심했지만 고가 철거 기간 더 심한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 시에 따르면 고가차로 철거 순서에 따라 교통체계가 변경된다. 경인로 영등포로 신길로 버드나루로 등을 이용하는 차량은 주변 도로로 우회해야 한다. 아울러 시는 불가피하게 영등포로터리 구간을 이용해야 하는 운전자의 경우 실시간 교통정보를 확인하고 감속 운행할 것을 당부했다.
서울시는 고가차도 철거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과거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인 2009년 ‘고가차도 철거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혜화고가 아현고가 구로고가 서대문고가 등 서울시내 주요 고가를 철거했다. 산업화 시대 만들어진 고가가 보행자 중심의 교통 문화 등 최근 교통 추세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호소하는 지역 주민들 민원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철거 뒤에 개축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1966년 지어진 서소문고가다. 당초 2023년 철거뒤 2025년 다시 지을 계획이었지만 현재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지은지 58년이 됐고 사고 우려도 커져 조속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에는 콘크리트가 균열돼 고가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았고 다음해 27억원을 들여 보수공사를 실시했다.
완전 철거가 아닌 개축이 검토되는 것은 경의선 철도와 주변 교통량 때문이다. 하루 4만대 이상 차량이 고가를 이용하는 데다 고가 아래를 지나는 철길도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지하차도 설치도 고려했지만 땅밑으로는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가기 때문에 허물고 다시 짓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영등포 고가차도 철거로 영등포 로터리가 평면화되면 안전한 통행 환경 확보는 물론 탁 트인 시야로 도시미관이 대폭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공사 기간 중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