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낙동강하류에 가덕신공항 배후도시를 건설한다며 대규모 매립을 추진하고 나서 환경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는 8일 가덕도 공항복합도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는 평가항목 등 결정내용을 공개하고 주민 등의 의견을 반영해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작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항복합도시는 가덕도신공항 주변의 각종 개발계획과 물류인프라 등을 연계해 가덕도와 눌차도에 짓는 신도시다. 부울경 지역균형 발전과 부산의 100년 미래를 도약시키기 위해 동북아 물류중심지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2021년 가덕신공항건설특별법 제정 이후 시가 적극 추진하는 사업이다. 총 988만5510㎡ 규모의 공항복합도시에는 아파트와 상업·업무·물류 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정상적으로 매립이 이뤄지면 섬인 가덕도와 눌차도는 강서구와 다리로 연결돼 육지화된다.

문제는 1000만㎡ 가까운 부지 개발을 위해 절반에 이르는 450만4426㎡의 바다를 매립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해양매립 지역 거의 전부가 세계적 철새도래지로서 천연기념물 179호로 지정된 곳이라는 점이 문제다.

부산시는 부족한 가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눌차만과 녹산국가산업단지 전면부 해역 매립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시가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준비를 위해 구성한 환경영향평가협의회에 참여한 전문가들 대부분은 대규모 매립에 대해 우려했다. 천연기념물인 철새도래지를 매립하면 가덕도의 대규모 지형변화로 인해 생태·환경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에서다.

한 평가위원은 심의의견을 통해 “해당 지역은 천연기념물로 지정·관리되면서 매립대상지 전체가 해양생태도 1등급 권역에 해당된다”며 “문화유산법과 해양생태계보전법 등 저촉여부 등을 검토하고 해양생태적 보전가치를 위해 매립규모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토지이용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평가위원은 철새도래지의 해양매립을 제외하고 가덕도 지역에서 개발가용 용지를 설정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환경적으로 최악의 대안이라는 평가위원도 있었다. 해당 평가위원은 “경제성만을 대상으로 하고 환경영향에 대한 평가 자체를 무시한 계획”이라며 “철새 및 자연환경에 대한 정밀조사 없이 공유수면 매립을 통한 토지확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심의의견을 제출했다.

부산시는 매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환경부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과정에서 토지이용계획이 조정될 수는 있겠지만 매립하지 않으면 공항복합도시 기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