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 호조·트럼프 당선 가능성 높아지며 강달러 지속
경기 불확실성·인플레이션 우려 … 원달러환율 장 초반 1372.4원으로 상승세
예상보다 양호하게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지속됐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9원 오른 1371.5원에 장을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34분 현재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가)보다 3.8원 상승한 1372.4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1370원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8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새벽 2시 야간 거래 종가는 1372.7원이었다.
간밤 미국의 9월 소매판매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점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가 강세 압력을 받았다.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7일(현지시간) 103.77로 마감하며 지난 8월1일(104.4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같은 달 9일 100.24를 나타내며 2022년 4월(99.88) 이후 최저치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강달러 현상은 지속되는 중이다.
미국 경제의 핵심인 소비가 건강하다는 신호에 미국 국채 수익률 또한 상승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지난 7월 말과 비슷한 수준인 4.09% 선에서 마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발표된 점이 연준의 점진적 금리인하 전망을 강화시켰고, 이는 미 달러나 국채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일부에서 나오면서 관세 부과로 인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이어졌고 이 역시 미국 금리와 환율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와 연내 추가 인하 전망에 따른 유로화 약세도 글로벌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ECB는 6월, 9월에 이어 추가로 금리인하를 단행했으며, 영국은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어 BOE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유입됐다. 엔화도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엔 환율은 지난 8월 초 이후 처음으로 150엔을 넘어섰다.
한편 중국은 18일 3분기 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주에는 한국 3분기 성장률이 발표된다. 중국과 한국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견조할 경우 달러위안 및 달러원 환율에 하방압력을 실어줄 수 있을지도 확인해야 할 변수다.
다만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 대선 이슈가 더 주목된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환율 움직임에서 확인되듯 당분간 금융시장에는 대선 이슈 영향이 지배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대선 이후 시장에 잔존해 있던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 환율 방향성 및 변동성 완화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