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0% “한국 민주주의에 만족”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조사 결과 … 집단 갈등 ‘여당·야당’이 가장 심해
국민 10명 가운데 3명만이 ‘한국 민주주의에 만족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사회에서 집단 간 갈등이 가장 심각한 분야로 정치권이 꼽혔다.
이런 사실은 22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지난 6월 전국의 만 18세 이상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민주화운동 인식도 조사’에서 확인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1.8%만 ‘만족한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46.0%, ‘불만족한다’는 22.2%였다.
‘현재 민주주의 수준이 민주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32.7%에 그쳤다. 이는 ‘과거 민주주의가 민주적’이라고 답한 비율(33.3%)보다 소폭 낮은 수치다. ‘향후 민주주의 수준이 민주적일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은 37.4%였다.
민주화운동 인식도 종합지수는 73.7점(100점 만점)을 기록했다. 주요 지수인 민주화운동 관련 역사인식(78.0점), 민주화운동 평가(85.7점), 민주화운동 정신계승 및 참여의식(80.5점)의 평균값이다.
가장 높은 점수를 보인 민주화운동 평가 지수의 항목을 보면 80.3%는 ‘민주화운동의 사회 발전 기여도에 대해 자랑스럽다’고 응답했다. ‘자랑스럽지 않다’고 밝힌 비율은 3.6%에 그쳤다.
주요 민주화운동 가운데 인지도가 가장 높은 것은 ‘5·18 민주화운동’으로, 76.5점을 기록했다. ‘6·10 민주항쟁’(66.7점) ‘4·19혁명’(65.8점) ‘부마항쟁(56.0점)’ 등이 뒤를 이었다.
‘주요 민주화운동의 기여도 평가’ 항목에서도 ‘5·18 민주화운동’(77.1점) ‘6·10 민주항쟁’(76.9점) ‘4·19혁명’(74.7점) ‘부마항쟁(70.6점)’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에서 집단 간 갈등이 가장 심각한 분야로는 ‘여당·야당 갈등’(85.3점)이 꼽혔다.
이어 ‘진보·보수 갈등’(83.9점) ‘영남·호남 지역 갈등’(72.1점) ‘노사 갈등’(71.9점) ‘계층 갈등’(70.6점) ‘세대 갈등’(69.3점) 등으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를 분석한 정일준 교수(고려대)는 “현재 국민들이 느끼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효능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또한 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시민교육 및 홍보가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73.7%의 응답자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사업회가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4.4%가 ‘민주주의 교육’이라고 답했다. 민주화운동 사료 수집 관리(40.3%), 민주화운동 기념사업 및 행사(38.2%),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 학술연구(31.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재오 사업회 이사장은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가 발전했을지 몰라도 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민들은 일상 속 민주주의에 만족하지 못하고 오히려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향후 민주화운동기념관을 통해 참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발전시켜나가는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