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총회, 왜 참여해야 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2025학년도 1학기 학부모총회>
신학기에 열리는 학부모총회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교육과 학교생활을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막론하고 학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여 학교의 교육 방침을 공유하고, 교사와 소통하며, 학부모 대표를 선출하는 등 자녀의 성장과 학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로, 학부모의 참여 여부와 태도가 교육 과정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학부모총회에는 왜 참여해야 하며, 참석 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또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선배 맘들의 조언을 통해 하나씩 살펴봤다.
학부모총회 참석이 필요한 이유
초등학교 학부모에게 학부모총회는 자녀가 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기초를 다지는 데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초등 저학년은 한글 떼기나 기초 산수 같은 기본 학습이 중요한 시기다. 임민정(42, 비산동) 초등 1학년 학부모는 “총회에서 담임교사가 ‘올해는 한글과 기초 연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집에서 자녀와 매일 10분씩 한글 연습을 한 결과 아이가 수업을 잘 따라가며 친구들과 뒤처지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참석하지 않은 학부모는 이런 방향성을 몰라 자녀가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중학교 학부모에게는 사춘기 자녀의 정서적 변화와 진로 탐색을 이해할 기회가 된다. 중학교는 학업 부담이 커지고 친구 관계가 복잡해지는 시기로, 학부모의 관심이 특히 필요하다. 중학교 2학년 김민지(47,호계동) 학부모는 “총회에서 ‘자유학년제 활동으로 진로 워크숍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녀와 대화하며 아이가 꿈꾸는 직업을 알아냈다”며 “이후 방과후 프로그램을 신청해 자녀의 흥미를 살려줬고, 아이는 학교생활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총회에 가지 않은 또 다른 학부모는 자녀가 자유학년제를 그냥 놀며 보내게 돼 나중에 진로 고민으로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고등학교 학부모에게 학부모총회는 대입 준비와 자녀의 미래를 위한 핵심 정보를 얻는 자리다. 입시 경쟁이 치열한 시기인 만큼, 학교의 전략과 프로그램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박수진(52,귀인동) 학부모는 총회에서 “수시 전형 대비로 자기소개서 작성 특강이 열린다는 안내를 듣고 자녀에게 참여를 권했다”며 “아이는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아 경쟁력 있는 자소서를 준비했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석하지 않은 학부모는 이런 기회를 놓치기 쉽다고. 이처럼 학부모총회는 각 단계에서 자녀의 학교생활을 지원하고, 가정과 학교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부득이 참석 못 할 때 대처법
일정상 참석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놓친 정보를 보완할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첫째, 담임교사와 직접 소통하자. 총회 후 전화나 문자로 “주요 안건이나 자료를 공유 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요청하면 된다. 둘째, 학부모 커뮤니티를 활용하자. 단체 채팅방에서 “총회에서 뭐 나왔나요?”라고 물으면 요약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셋째, 학교 홈페이지나 공지사항을 확인하자. 요즘은 총회 자료가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넷째, 자녀와 대화하며 간접적으로 알아보자. 초등학생은 교사의 말을 잘 기억한다. 아이에게 “선생님이 뭐라 하셨어?”라고 물어보거나, 대리인을 보내거나 녹화본을 요청할 수 있다. 온라인 총회라면 학교에 미리 문의해 기록을 받으면 된다. 이런 방법들로 부득이한 상황에서도 소통을 유지할 수 있다.
학부모 총회 참석 시 고려할 점은?
학부모총회는 협력과 소통의 장이기에 참여 태도가 중요하다. 첫째, 개인적인 불만을 과도하게 드러내지 말자. 앞에서 따지기보다 총회 후 교사와 따로 상의해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 둘째, 시간과 질문을 조절하자. 긴 질문은 다른 학부모의 시간을 뺏는다. “급식 개선 계획이 있나요?”처럼 간결하게 묻는 것이 낫다. 셋째, 예의를 지키자. 감정적인 언어는 관계를 틀어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부드러운 대화로 신뢰를 쌓는 것이 좋다.
넷째, 자녀의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지 말자. “우리 애가 수학을 못한다”고 말하면 아이가 친구들에게 놀림 받을 수 있다. 교사와 사적으로 상의해 보충 수업 등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다섯째, 메모하며 집중하자. 모의고사 일정을 놓치면 자녀 준비에 차질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복장과 태도에 신경 쓰자. 공식 행사에 맞는 단정한 차림이 좋다. 사전 공지문을 읽고 질문도 정리해 가면 더 효과적이다.
학부모위원 출마의 득과 실
총회에서 학부모위원 출마를 고민한다면 자녀에 미칠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 장점으로는 학교 운영에 참여하며 정보를 얻고, 교사와 소통이 쉬워진다. 자녀가 부모의 노력을 자부심으로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사춘기 자녀는 “간섭하지 말라”며 반발할 수 있다. 한 중학생은 부모가 교사에게 자녀의 태도를 묻자 창피해했다. 또 활동에 시간을 쓰다 자녀와의 대화가 줄면 역효과가 난다. 출마 전 자녀와 상의하고, 시간 여유를 점검하자.
학부모총회는 자녀의 교육에 동참하는 소중한 기회다. 참석을 통해 학교와 협력하고, 자녀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다. 못 가더라도 대안을 찾고, 갈 때는 예의와 준비된 태도로 임한다면 그 가치는 더 커진다. 자녀를 위한 작은 노력, 학부모총회에서 시작해 보자.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