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작년 최대실적에도 올해는 어렵다?

2025-03-17 13:01:33 게재

금감원 “수익성 저하 가능성에 대비해야”

금융연, 보호주의 우려 … ROA 축소 예상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은행권이 올해는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거시경제 전망이 부정적인 가운데 실물경제 침체로 대출자산의 증가세와 수익성 지표가 지난해보다 부정적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은행연합회를 비롯한 은행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25년도 은행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열고 올해 수익성 저하를 주목했다. 박충현 부원장보는 이날 설명회에서 “올해는 실물경제 어려움에 따른 취약부문의 부실화와 금리인하 현실화로 은행의 수익성 저하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응해 자본비율 및 여신 취급·관리 현황을 중점적으로 지도·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연구원도 15일 발표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국내 은행산업에 대한 시사점’에서 급변하는 국제 교역환경과 이에 따른 국내 실물경제의 추락 및 기업부문 부실 확대 가능성을 주시했다. 보고서는 “국내은행권은 기업의 부실 확대 가능성과 가계 및 내수에 미치는 효과, 글로벌 자금 흐름 변화에 따른 자산시장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자본비율의 지속적 상향과 부동산 PF 등 잠재적 손실의 선제적 처리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올해 은행권 영업환경을 둘러싼 전망의 공통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후 교역환경이 변하면서 거시경제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한국은행(1.5%)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의 올해 한국경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이 지난해(2.0%) 실적을 크게 밑돌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 예대금리 차이도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1~2월 기준 은행권 수익성 지표와 관련해 아직 뚜렷한 변화는 없지만 향후 부정적 지표가 잇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금융연구원은 올해 은행산업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국내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이 지난해(0.58%) 대비 소폭 하락한 0.57%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대손비용도 실물경제 성장세 둔화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당시 보고서 발표시점은 비상계엄 선포와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정책 등이 시행되기 전이어서 추가적인 하방압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와 근본적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볼만한 흐름은 아직 없다”면서도 “실물경제 동향에 따라 기업과 가계부문 모두 대출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2024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당기 순이익은 22조4000억원으로 전년도(21.2조원)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이익은 총 59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0억원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은 1.57%로 전년(1.65%) 대비 소폭 감소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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