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배터리 전해질 개발 난제 해결 위한 원천기술 개발

2024-01-14 20:36:38 게재

전기차 화재 문제 해결책 가능성 제시

인하대학교(총장 조명우)는 최근 오동엽 고분자공학과 교수가 반고체 배터리의 전해질 개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오동엽 인하대 고분자공학과 교수는 박제영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황성연 경희대 식물환경공학과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200ppm(약 0.02%)의 극소량만 첨가해도 액체를 단단하게 굳힐 수 있는 나노 소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전기차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화재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이 양극과 음극 사이의 이온 전달을 담당한다. 액체 전해질은 외부 충격에 노출되면 밖으로 샐 위험이 있고 이로 인해 내부 소재에 물리적 손상을 줘 폭발이나 발화의 위험성이 있다. 반면, 반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 형태로 돼 있어 쉽게 새지 않고 내부 부품에 물리적 손상을 최소화해 폭발·발화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는 점에서 꿈의 배터리로 여겨진다.

반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기 위해선 고체 전해질 개발이 필요하다. 고체 전해질은 외부 충격에 강하고, 형태를 잘 유지하면서 내부 이온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에 고분자 물질을 첨가해 굳힌 젤을 이용해 만든다. 기존의 고체 전해질은 10% 이상의 첨가제를 포함해 내부 이온 확산 속도가 매우 낮다. 또한 첨가제 양을 줄이면 형태를 유지하지 못한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 소재는 고체 전해질 개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방탄복 제작에 사용되는 고강도 섬유인 케블라에서 특별한 나노섬유 소재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1g의 케블라 나노섬유는 물, 카보네이트계 액체 전해질, 화장품용 오일 등 다양한 액체를 최대 5ℓ까지 굳힐 수 있다. 케블라 나노섬유는 건축물 철근과 같은 역할을 해 젤을 구조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이다. 첨가되는 양도 매우 적어 이온 등 내부 물질의 확산 속도가 순수 액체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거의 없다.

케블라 나노섬유를 첨가해 만든 수화젤(물에 첨가제를 넣어 만든 젤)은 뛰어난 기계적 강도를 가진다. 수화젤은 2kg의 하중에도 무너지지 않고 견딜 수 있으며 1만 번 반복적으로 찌그러뜨렸을 때도 본래 모양을 회복했다. 100℃에서 끓여도 망가지지 않는 등 열 안정성도 입증했다.

오동엽 교수(고분자공학과)는 "케블라 나노섬유는 극소량의 첨가제를 사용해 액체를 단단한 고체로 만드는 핵심 기술"이라며 "고체 전해질뿐 아니라 인공 관절 제조와 사막 지역에서 식물을 재배하기 위한 수분 보유 재료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세계 상위 0.1% 학술지인 '네이처 머더리얼스(Nature Materials)'에 최근 게재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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