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가전에 스크린 내장”… 류재철 “AI홈, 가사노동 해방”
삼성, 보안·자연어 음성인식 강화에 집중
LG, 구형가전을 AI기능 연결해 AI홈 구축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가 개막했다. IFA 2024의 핵심주제는 인공지능(AI)다. 중국기업의 약진에도 여전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다. 독일 슐츠 총리 일행이 양사 전시관을 방문해 관심을 가질 정도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수장들은 7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사의 전략을 내놓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전 제품에 연결 경험을 아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재철 LG H&A 본부장(사장) “AI홈이 가사노동에서 해방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IFA에 참가했다. AI기반 지능가전으로 고객 사용경험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한 부회장은 “AI로 초개인화되는 상황”이라며 “모바일 TV 생활가전 등 전 제품에 연결경험을 아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제품은 소비자 기대치의 30% 수준으로 판단했다. AI의 확장영역이 넓다는 의미다.
이를위해 향후 출시되는 모든 가전에 스크린을 내장할 방침이다. 한 부회장은 “내년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고 있고 진화하는 제품, 똑똑한 제품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완할 점으로 보안과 자연어 음성인식 강화를 꼽았다. 한 부회장은 “이 두 가지가 되면 소비자 눈높이의 60~7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보안이 최우선 과제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연결의 경험을 누려야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블록체인 기반의 녹스 매트릭스, 녹스 볼트 등 보안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제조사 중 가장 많은 최고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싱스도 신뢰할 만한 플랫폼 운영 능력과 보안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QR코드를 기반으로 개인별 접근 기기와 시간을 정해 권한을 부여할 수 있고, 우리 집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기기를 허락없이 자신의 계정에 등록하려고 하면 즉시 차단하는 등 보안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가전 간 연결을 핵심전략으로 삼았다. 각 제품의 사양보다 가전의 연결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한국과 미국에 도입한 패밀리케어도 연내 글로벌 다른 국가들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 7월 인수한 영국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의 지식그래프기술이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앞으로 연결경험 위주가 중심인 만큼 삼성에서 ‘세계 최초’ 제품발표는 없을 것”이라며 “올해를 AI 가전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류재철 LG H&A 본부장(사장)은 지난 5일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의 AI홈은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로 나아가는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LG AI홈은 고객이 일상적인 언어로 말하고 ‘씽큐 온’이 대화맥락을 이해해 상호작용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씽큐 온에는 퓨론(FURON)이 탑재됐다. 퓨론은 스마트홈플랫폼 LG 씽큐에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해 LG AI홈의 두뇌 역할을 한다.
LG전자는 씽큐 온 외에도 이동형 AI홈 허브를 준비 중이다. Q9은 음성·음향·이미지 인식을 접목해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고객을 적극 지원한다.
류 사장은 “AI홈 솔루션 서비스의 탑재 범위를 구형가전으로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류 사장은 “다만 연결은 되어야 하는 만큼 기존 와이파이가 탑재된 가전이나 리모컨으로 동작하는 가전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AI기능이 없어도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구형가전이라면 씽큐 온과 결합시켜 AI가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전을 새로 살 필요 없이 씽큐 온에 연결되는 센서만 구입해 기존 가전으로 합리적인 AI홈을 구현하는 셈이다.
LG전자는 AI홈의 연결성을 넓히기 위해 지난 7월 인수한 스마트홈 플랫폼기업 앳홈(Athom)의 광범위한 개방형 생태계와 연결성을 씽큐 온에 통합한다. 앳홈의 허브는 현재 5만여종의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한다. 앳홈 앱스토어에는 필립스 아카라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애플리케이션이 1000여개 등록돼 있다.
LG전자는 AI홈 구현을 위해 씽큐 온과 허브와 연결하면 활용도가 높은 △모션·조도 센서 △공기질센서 △온·습도센서 △도어센서 △스마트버튼 △스마트조명스위치 △스마트플러그 △보이스컨트롤러 등 IoT 기기 8종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