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여당텃밭'에서 '격전지'로 변했나

2014-05-22 13:55:33 게재

경선후폭풍 여당표 나뉠 가능성

'박원순 지지표' 영향력도 관심

6·4 지방선거가 1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견고한 여당텃밭인 서울 강남 3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선과정에서 변수가 생긴데다 최근 일부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새정치연합 후보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와 야당 후보가 '의외의 선전'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초구는 진익철 현 구청장이 여성전략공천에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에서 조은희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공천한 가운데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민주당 후보로 뛰었던 곽세현 후보가 경선에서 상대 후보들을 여유롭게 따돌리고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등록했다.

곽세현 후보는 여야 후보 맞대결로 치러진 지난 선거에서 진익철 후보에 패하긴 했지만 39.74%라는 적지 않은 득표를 했다. 이번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곽 후보는 40% 안팎인 야당 고정표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39.61%를 얻었고 1년 뒤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후보가 41.01%를 득표했다.

때문에 무소속이지만 여당 성향인 진익철 후보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얻었던 60.25% 가운데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웃 강남구에서 맹정주 당시 구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25.65%를 득표한 점을 감안하면 오리무중 선거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송파구는 여당 후보가 강세지만 강남 3구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야당이 기대할 만한 지역으로 꼽힌다. 민선 1기와 2기에 야당 소속인 김성순 전 국회의원이 연임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박춘희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48.49%를 얻어 구청장이 됐지만 야권이 얻은 표를 합치면 50%가 넘는다. 박병권 민주당 후보가 44.86%, 성기청 국민참여당 후보가 6.63%를 득표했다.

현재 박춘희 현 구청장과 박용모 구의회 의장이 남녀 대결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이 변수로 작용할지 눈길이 쏠린다. 박 구청장은 당내 경선을 위한 후보 단일화와 경선에서 잇달아 승리, 탄력받고 있지만 '괴문서 유포' '여론조사정보 사전 유출' 등 여러 의혹이 일었고 경선 방식과 일정이 수차례 변경되기도 했다.

강남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29.33%를 득표하는데 그칠 정도로 여당표밭이 탄탄하지만 여성 맞대결이라 관심을 끈다. 신연희 현 구청장이 경선에서 승리, 새누리당 후보가 먼저 결정된 가운데 새정치연합에서 김명신 전 서울시의원을 단수공천했다. 교육 관련 시민단체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김 후보가 이른바 '8학군'에서 얼마나 선전할지 주목된다.

후보간 구도 이상으로 관심을 끄는 변수는 '박원순 효과'. 소속 정당 지지율을 훌쩍 뛰어넘는 지지율을 얻고 있는데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강남 3구에서도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에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와 MBN이 지난 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강동구까지 포함한 강남 4개 구에서 정 후보와 박 후보 지지율은 44.2%와 52.1%로 차이가 났다. 방송 3사가 3개 여론조사 기관과 공동으로 실시한 17~19일 여론조사에서도 박 후보는 46.6%로 정 후보(39.4%)에 앞섰다.

이같은 변화가 같은 당 소속 구청장 후보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모 후보가 박 후보와 함께 찍은 사진과 박 후보 출마선언 영상을 홍보물로 사용하고 있고 김명신 후보는 아예 박원순 후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선거용 공식 현수막에 사용한다.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2일 공교롭게도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송파)과 강남역(서초·강남)에서 상인들과 만나고 출근인사를 하는 동시에 구청장 후보들에게도 힘을 실어줬다.

이들 후보 외에 서초구에서 이원호 통합진보당 후보와 이현수 무소속 후보가 뛰고 있고 송파구와 강남구에서는 김현종 통합진보당 후보와 이양한 무소속 후보가 각각 등록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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