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청소년인문학!

2014-07-31 14:58:38 게재

길 위에서 만나는 인문학, 문학이, 역사가 다시 보이네~

휘몰아치듯 인문학의 열풍이 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간의 인문학은 성인에 초점을 두었던 것이 사실. 인문학도시답게 수원은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인문학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공공도서관의 ‘길 위의 인문학’을 비롯해 우리가 사는 고장을 제대로 알아가는 ‘찾아가는 인문학’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청소년인문학의 현장을 찾았다. 이번 여름방학엔 인문학산책을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

길 위에서 만나는 역사, 조상의 지혜를 엿보다
23일 탐방을 앞두고, 서수원지식정보도서관 강당에 모인 부모와 아이들은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강연에 집중하고 있었다. ‘역사가 보이는 조선왕릉기행’의 저자 황인희 역사칼럼니스트가 탐방지인 구리 동구릉뿐만 아니라 종묘, 창덕궁 등에 담긴 여러 가지 역사적 의미들을 슬라이드를 보며 소개한다. 탐방지에서의 주의사항까지 꼼꼼히 챙긴 후 오늘의 강의는 마무리. “이런 기회를 통해 더 많은 걸 알게 됐다는 뿌듯함이 자신감까지 생기게 해 준다”는 오성준(황곡초6)군에 이어 황소희(신성초5)양은 “과학기술도 그렇고, 옛날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아 좋다”고 했다. 수업 내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역사에 깊은 관심을 보였던 이세정(영일초6)양은 “동구릉을 돌면서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 지 기대가 된다”며 설레어했다. 탐방 이후에는 후속모임을 가지면서 참여후기, 기행문, 수필 등의 글쓰기 시간과 북아트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역사탐방이 많아지면서 역사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는 황인희 작가는 “그래도 여전히 대다수 아이들은 생각을 안 한다는 게 문제다. 그 문제는 성인이 돼서도 이어진다. 학습에 치우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돼 있지 않은 아이와 어릴 적부터 여러 곳을 다니며 견문을 넓힌 아이와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며 청소년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테마별로 떠나는 인문학 여행, ‘강연+탐방+후속모임’으로 더욱 알차게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도서관협회 주관의 공공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은 수원에선 7개의 시립도서관과 3개의 어린이도서관에서 운영 중이다. 이중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3개 어린이도서관을 비롯해 역사를 테마로 한 서수원지식정보도서관의 ‘역사의 숨결을 따라 길을 걷다’, 통일을 주제로 한 대추골도서관의 ‘미래의 통일한국, 인문학으로 미리 걷다’가 있다. “도서관에서 기존에 해왔던 특강과 만들기 정도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탐방을 통해 직접 보고 듣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길 위의 인문학의 가장 큰 장점이다. 사전 강연으로 탐방할 곳을 미리 익히고, 탐방 후에는 후속모임도 있어서 아는 것을 체계적으로 다지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고 서수원지식정보도서관 윤경아 사서는 설명했다. 이에 대한 관심을 증명이라도 하듯 접수 첫날부터 3차시 프로그램이 모두 마감됐다. 타 도서관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 아직 접수가 시작되지 않은 프로그램의 접수일자를 꼼꼼히 메모해두자.


            
찾아가는 인문학, 수원바로알기청소년교실&학교로 찾아가는 도서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교실의 필요성을 고민하던 차에 지역특성화교재인 ‘수원이 좋아요’와의 접목을 시도하게 된 찾아가는 인문학 ‘수원바로알기청소년교실’은 내가 살고 있는 고장을 속속들이 체험해보는 시간이다. 신청한 학교에 수원시문화해설사가 방문해 시청각자료를 통해 수원의 유래와 역사, 재미있는 지도이야기, 수원화성 등을 살펴보고, 퀴즈 골든벨도 진행한다. “2012년부터 초등3~6학년을 대상으로 1년에 100학급씩 자체심화교재를 활용해 진행하는데, 선생님, 학생 모두 90%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다. 3월초에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면 2~3일 만에 신청이 마감된다”는 게 시청 토지정보과 관계자의 설명이다.
도서관도 학교를 찾아간다. 도서관에서 청소년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쉽지 않다는 영통도서관 김성현 사서는 “그래서 학교를 찾아가서 학생들에게 독서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고, 누구라도 문화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효과가 좋은 편이다. 방문예정인 작가의 책을 읽고 독서토론 등의 사전활동을 한 후 강연을 듣기 때문에 관심도 높고, 이후에 작가의 책이 학교도서관에서 대출도서 1위로 선정되기도 한다”고 들려줬다.  

미래꿈나무를 위한 생생인문학당 2014, 걷고 배우고 느끼다
행궁동레지던시에서 꿈꾸는 작가를, 행궁동 벽화골목에선 숨은 이야기를 찾는다. 지역의 숨은 명소인 대안공간눈을 돌아보고, 체험공간 골목집에서는 나도 우리동네 예술가가 되어본다. 미래꿈나무를 위한 생생인문학당은 수원시의 후원으로 대안공간눈에서 진행하는 초중생 대상의 인문학 여행이다. 도자기체험, 천연염색, 재활용화분 만들기, 버닝아트 등 예술체험강사와의 다양한 예술체험을 경험해볼 수 있다. 8월23일~11월22일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며, 대안공간눈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아 이메일로 신청할 수 있다. 참가비는 1천원이다.
     
 

☆ 길 위의 인문학,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엔 어떤 것들이?


※게재 일정상 일부 프로그램은 이미 마감될 수 있음

Tip. 황인희 작가의 ‘청소년인문학, 가정에선 어떻게 만날까?’ 
사설기관의 역사탐방도 좋지만, 가능한 엄마가 함께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이드의 설명을 엄마가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다시 풀어주면서 자연스레 대화가 된다. 역사뿐만 아니라 책이라든가 음악회를 통해서도 대화를 유도하면서 다양한 인문학과 자연스레 접할 기회를 주자. 그러려면 엄마들이 먼저 애정을 가지고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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