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자격제도, 국가고시화 필요"

2014-09-29 11:41:09 게재

한국사서협회 '사서자격제도 개선의 올바른 방향' 세미나

"사서 자격 취득 방법, 국가고시제도로 가야 합니다" 한국사서협회(회장 박원경)가 지난 24일 주최한 제1차 세미나 '사서자격제도 개선의 올바른 방향'에서 발표자로 나선 곽동철 청주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의 주장이다.

이 날 모인 곽 교수 등 100여명의 사서들은 4년제 대학교, 전문대학교, 1년 과정의 사서교육원 등 다양한 경로로 배출되는 현행 사서자격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사서자격제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사서의 자질도 수준 차이가 있으며 그 만큼 사회에서 전문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 특히 다른 과정을 밟은 준사서, 2급 정사서 등의 대우가 현장에서는 똑같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24일 열린 한국사서협회 제1차 세미나 '사서자격제도 개선의 올바른 방향'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충곤 한국사서협회 사무총장, 김선이 정독도서관 사서, 김영석 명지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곽동철 청주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김휘출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 학술정보지원팀장, 최병선 대구중학교 사서. 사진 한국사서협회 제공


준사서·2급 정사서가 같은 처우

현재 사서자격제도는 4년제 대학교, 전문대학교, 1년 과정의 사서교육원, 학점은행제 등 다양한 과정을 통해 배출되고 있다. 이들은 한 해 2500여명에 이른다.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면 2급 정사서 자격증이 나오며, 전문대학교·1년 과정의 사서교육원 등을 마치면 준사서 자격증이 나온다. 그러나 다른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서들이 현장에서 받는 대우는 동일하다.

게다가 사서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들 중 20%만 정규직 사서로 취업이 되고 나머지는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는 실정이다. 사서들이 스스로 사서의 자질을 높여 '전문직 사서'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곽 교수는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공부하지 않고 사서교육원을 통해 1년 과정을 마친 준사서가 사서직공무원으로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경우, 그 밑에 4년제 대학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한 2급 정사서가 계약직으로 근무하기도 한다"면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서자격제도에 대해 종합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국가고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서자격을 둘러싼 여러 문제점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서자격제도의 국가고시화'가 제시된 것이다.

"국가고시, 검토 넘어 실행에 초점"

국가고시를 거쳐 사서가 되면 사서들의 자질이 향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99년 학부제가 시행되면서 30~36학점 이수 후 2급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자격 요건이 대폭 완화된 이후 사서의 자질에 대한 의문이 계속돼 온 것이 사실. 곽 교수는 "전문대를 졸업한 사서가 4년제를 졸업한 사서보다 오히려 일을 잘 한다는 평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사들이 평균적인 자질을 갖추게 하기 위해 문헌정보학과에 '표준교과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표준교과과정에는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진 사서의 자질 등을 가르칠 수 있는 교과목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 또 최소 취득 학점 수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서자격제도 개선방안으로는 △모든 졸업생의 국가고시 △졸업과 동시에 자격증 부여+1급에 해당하는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할 경우 국가고시 △모든 졸업생의 국가고시+전문사서자격증 취득 국가고시 △모든 졸업생 국가고시+인증기관에 의한 전문사서자격증 부여 등이 제시됐다.

사서자격제도 개선과 관련,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올해 초 발표한 제2차 5개년 도서관발전종합계획에는 '전문사서 제도 및 국가자격시험제도 도입 추진'이 명시돼 있다. 시행계획에는 2016년까지 개선안 마련을 위해 관련 조사를 수행하게 돼 있다.

이에 대해 곽 교수는 "이렇게 되면 정작 새로운 사서자격제도 도입은 2017년 이후로 밀려나게 된다"면서 "지금까지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들이 많이 도출돼 있는 만큼 법제적, 행정적으로 실행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충곤 한국사서협회 사무총장은 "사서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은 자격제도가 개선되는 것"이라면서 "협회에서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 사서자격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송현경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