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상윤 에코마이스터 대표

세계 첫 철폐기물 활용 속경시멘트 개발

2015-03-12 11:40:50 게재

인도 주요 철강사와 계약

세계 최대 철강기업

'미탈스틸'도 계약 초읽기

"세계 최초로 고철을 철로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속경시멘트로 개발, 이미 한국도로공사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JSW스틸, JSPL 등 인도 주요 철강사들과도 계약을 맺었죠. 4년여 개발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드디어 결실을 맺어 기쁩니다."

에코마이스터 오상윤 (44) 대표이사의 말이다. 에코마이스터는 고철을 철로 만드는 공정 중 발생하는 폐기물인 제강 환원슬래그를 급속 냉각해 빨리 굳는 성질을 지닌 속경시멘트로 제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일반 시멘트가 굳히기(양생) 작업에 보통 20일 이상이 소요되는 반면 속경시멘트는 3시간에서 7일에 불과해 도로 긴급보수와 콘크리트 수중작업 등에 활용한다.

이 기술은 액체 상태의 제강 환원슬래그를 강력한 바람으로 급속 냉각시켜 분쇄한 다음 석고 등 첨가제를 혼합해 시멘트로 만드는 공법이다.

에코마이스터는 제강 환원슬래그를 속경 시멘트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기술원), 동양시멘트 등과 손을 잡았다. 기술원은 기술개발을 위한 예산 지원(4년간 약 22억원) 등을, 동양시멘트는 판로 개척에 도움을 줬다. 오 대표는 "속경시멘트의 경우 80%이상을 중국 등에서 수입, 연간 300억원 규모 시장에 불과했다"며 "이번 기술 개발을 계기로 시장 규모가 대폭 커질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문제도 함께 잡을 수 있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연간 72만톤 규모로 발생하는 제강 환원슬래그를 매립 처리해왔다. 이 과정에서 먼지와 오염 침출수 발생 등 환경오염을 일으켜왔다. 따라서 이번 신기술을 적용하면 이 같은 오염 저감은 물론 기존의 속경시멘트 제조 때 필요한 고온 공정이 없어 연간 50만톤의 이산화탄소까지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마이스터는 한국도로공사에 도로 보수용 속경시멘트를 납품, 3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미탈스틸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제철소와 정식 계약도 앞두고 있다. 에코마이스터는 계약이 최종적으로 이루어지기 전에 두 당사자 이상이 협약의 대략적인 사항을 문서화하는 LOI를 미탈스틸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금속을 처리할 때 필연적으로 나오는 환원슬래그 처리 기술이 다행히 대한민국 손 안에 있지만, 에코마이스터라는 작은 회사가 개척하기에는 힘겹다"며 "정부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면 큰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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