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효남 세종호텔 총주방장·전무이사/세종사이버대 교수

"세종호텔, 최고 브랜드로 만들겠다"

2015-03-19 10:56:30 게재

대한민국 요리명장 이직 화제 … 학생 일터 찾아 조언, 발전 도와

지난달 초 호텔 업계에는 관심을 끄는 '이직'이 있었다. 30년 넘게 힐튼호텔에서 조리하며 38세에 최연소 임원, 2001년 힐튼호텔 최초 현지인 총주방장 등의 경력을 지닌 박효남 대한민국 요리명장의 이직이었다.

그가 택한 호텔은 국내 브랜드 '세종'. 외국계 호텔 체인에서 국내 브랜드 호텔로의 이직에 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박효남 세종호텔 총주방장은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 총주방장·상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식음 자문위원 △2010 G20 식음료부 자문위원 △2009 루프트한자 항공 스타 셰프 △2014 '대한민국 요리명장' 선정 △2006 프랑스 농업공로 훈장 메리뜨 아그리꼴(MERITE AGRICOLE) 수상 사진 이의종

18일 세종호텔에서 만난 박효남 총주방장·전무이사는 '옮기니 어떻더냐'는 질문에 "밥이 맛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밥이 맛있는 직장'이라는 말은, 곧 '후회 없는 선택'이라는 의미다.

■판단이 옳았다는 확신이 있나?

잘했다는 생각이다. 주방에서 직원들이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메모하고 사진을 찍는다. 그 모습들이 예뻐 보인다.

■세종호텔을 선택한 것이 의아하기도 했다.

외국계 호텔 체인만 호텔은 아니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기를 펴고 다닐 수 있는 호텔을 만들고 싶은 욕망이 있다.

■세종호텔의 장점은 무엇인가?

세종호텔이 '한식을 잘 한다'는 명성이 있다. 내가 세종으로 옮긴다니까 어른들이 '세종호텔이 한식을 잘 했었지'라고 말씀을 하셨다.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한식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나?

뷔페의 경우 80%가 한식이다. 다른 호텔들은 한식의 비중이 20% 정도다. 이번 봄에 새싹 야채, 봄나물 등 봄맞이 음식들을 내놓고 있다. 주방 식구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한식을 잘 포장해서 '상품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박 전무는 세종사이버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부 조리산업경영학과 교수도 겸하고 있다. 그 자신이 중졸 학력으로 요리를 하면서 공부했던 만큼 일하면서 공부하는 사이버대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 때문이라도 "정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촬영은 어떤가?

처음에는 카메라만 있고 나 혼자 떠들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웠다. 그러다 오리엔테이션, 입학식, 엠티 때 학생들을 만나 친해졌다. 20~60대까지 사회인인 학생을 보면서 힘이 생겼다. 이젠 카메라가 학생들로 보인다.

■가르칠 때 중점을 두는 것은?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한다는 게 어렵다. 주위 사람, 사장에게 미안하기 때문이다. 그 생각을 깨 주고 싶다. 학생들이 속한 주방에 찾아가 잘 될 수 있도록 여러 조언을 해 주려고 한다. 그러면 학생은 사장 눈치를 안 보고 사장은 식당이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할 것이다.

■학생들을 직접 찾아다니겠다는 말인가?

그렇다. 처음으로 19일 인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학생을 만나러 간다. 학생이 흥이 나서 공부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싶다. 그래야 학생도 학교에 애착을 갖게 된다. 내 조언을 통해 학생들이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


박 전무는 인터뷰하는 동안 '주방 식구' '소속감' 등 '요리는 함께 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결국 '세종호텔'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은, 직원들이라는 믿음이다.


■직원들과 함께 하는 것을 강조한다.

브랜드 가치는 결국 직원이 만든다. 소속감,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세종호텔에서 이루고 싶은 것은.

호텔과 학교를 최고의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결국 손님들이 '맛있다'라고 하는 말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손님이 와서 돈 쓰는 것의 가치, 만족감을 느끼게 해 줘야 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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