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2조원대의 회계 오류를 수정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도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소송규모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28일 대우조선해양과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한누리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월1일 이후 대우조선해양을 기초자산으로 발매된 ELS상품을 산 투자자들의 소송 문의가 이어지면서 별도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ELS를 발매할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기준주가는 회계 오류로 수천억원의 손실이 가려진 채 부풀려져 형성됐고 이후 부실이 점차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주가 급락에 따라 ELS도 원금 손실 구간인 녹인(Knock-in)에 들어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2013년 10월 이후 116억원 규모로 13개가 발매됐으며 조기 상환 없이 모두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2014년 4월1일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3만2800원이었지만 최근 5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통상 ELS는 기초자산 주가가 기초가의 50~60%까지 떨어지면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간다.

김주영 변호사는 "ELS 투자자들이 그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주가가 정상적이라고 여기고 매입했는데 나중에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한다면 원금 손실의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다"며 "조선업계의 불황 등 다른 변수들로 인해 주가가 떨어졌다고 회사측이 항변할 수 있지만 피해자들로서는 해볼만한 소송"이라고 말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적자가 3년으로 확대되면서 손해배상청구기간도 늘어났다. 2015년 4월 이후 대우조선해양에 투자한 소액주주들뿐만 아니라 2014년 4월 이후 투자자도 포함되는 만큼 신규 소송이 늘어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소송을 이끌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와 법무법인 정진에는 하루에도 수십통씩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장기 투자자들이 많아 지금까지 진행된 것보다 소송인원이 2~3배 가량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투자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금액도 늘어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나 모씨의 경우 4800주를 투자해 6000만원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지만 소송 대상기간이 1년 늘어나면서 해당 주식은 6000주, 금액은 2억10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내달 15일까지 소송인단을 모집해 내달말쯤 4차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정진은 소송 대상기간을 더 넓게 잡았다. 대우조선해양이 손실을 반영해 공시했어야 하는 2013년 11월 14일 이후부터 대규모 손실에 대해 직접 공시한 2015년 7월 29일까지 주식을 취득한 투자자들의 경우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진은 28일부터 추가 소송인단 모집에 들어갔다.

정진은 법무법인 파랑과 함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상엽 변호사는 "지방에 거주하는 피해자들은 청주에 사무실을 둔 법무법인 파랑을 통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내달 말까지 소송인단을 모집해 추가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