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비경쟁 속 방산주 수혜 '씁쓸'
신민족주의 득세
국방예산 앞다퉈 증액
무기수출 증가한 한국도 성장주로 재평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배타적 민족주의가 부활하면서 세계 각국이 앞다퉈 국방예산을 늘리는 등 냉전시대에 버금갈 군비경쟁에 나서고 있는 탓이다. 미국 증시에선 트럼프정부의 핵심정책인 인프라투자 관련 주식보다 방산주들 성과가 더 높게 나올 정도다. 한국증시에서도 무기수출 증가 기대감을 반영 방산주를 새 성장테마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방산주 투자가 유망 할수록 무기경쟁과 전쟁 발발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어서 '죄악주'처럼 방산주도 잘 나갈수록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이후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는 컸지만 정작 정책적인 반향은 강하지 않은 반면 되레 국방비 지출 확대가 예산안에 반영되면서 방위산업이 수혜를 받고 있다. 주가흐름 역시 인프라관련주보다 방위산업주가 훨씬 좋은 상황이다. 블룸버그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이후 AMLP인프라스트럭쳐지수는 90대어서 100언저리까지 올랐지만 다우존스 방산지수는 100에서 130까지 치솟았다.
국방비 예산 증액은 민족주의의 득세와 함께 범세계적인 현상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세계 증시에서도 방산주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원은 "방위비 확대는 미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면서 "많은 나라들이 앞다퉈 방위비를 늘리고 있는데 이런 군비경쟁은 민족주의라는 외피를 쓰고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은 전반적인 재정 지출 축소 기조에도 방위비 예산을 증액했고 유럽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은 미국의 요구에 따른 방위비 지출 확대 압력에 노출돼 있다. 러시아의 팽창에 대해 북구 스웨덴은 징병제도입으로 대응하고 있고 일본 아베 정권의 개헌 추진이 성공하면 전범국가 일본의 재무장을 보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미 행정부의 특유의 배타적 성향이 더해지면서 세계 긴장은 더 고조되는 모습이다.
투자관점에선 미국 방산주가 유망하다. 냉전시대 주역이었던 미국과 러시아가 세계 군사 산업을 양분하고 있지만 러시아 방산업체들은 대부분 비상장기업. 군사대국 중국도 방위비에선 3위권으로 미국과 큰 차이가 난다. 미국 방산주가 투자편의성이나 수익률 측면에서 가장 낫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에 상장된 방위산업 ETF(상장지수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iShares U.S. Aerospace & Defense ETF'가 가장 무난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길게보면 한국 방산주도 유망하다는 관측이다.
최근 5년간 한국 무기 수출은 세계 8위권인데 2016년 무기수출이 크게 늘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 무기수출은 2015년 150TIV(trend indicator value)에서 2016년 300TIV로 2배 늘었고 세계 무기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0.6%에서 1.7%로 급증했다.
방위산업 관련 정책도 한국 방산주 주가에 우호적인 상황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현재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야당 대통령 후보들은 전시작전권 환수를 주장하고 있는데 전시작적권을 환수할 경우 국방비 지출을 늘릴 개연성이 크다"면서 "세계적인 군비경쟁에 따른 무기수출뿐 아니라 정권교체에 따른 국방예산 확대를 고려 한국의 방위산업은 이제 성장산업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