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야식, 우리 동네 심야식당
‘힐링레시피’로 지친 하루를 위로하다
저녁에 문을 열어 새벽까지 운영하는 심야식당. 소박한 분위기에다 가벼운 술 한 잔과 간단한 요리가 있어 혼자가도 부담스럽지 않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가기 전, 혹은 출출한 밤이면 더욱 생각나는 곳. 한번 가면 단골이 되고 여성들에게 더 인기가 많다는 것도 심야식당의 특징이다. 지속되는 열대야를 피해 방문하기 좋은 우리 동네 심야식당을 찾아가보았다.
신도림동 ‘심야식당’
‘혼밥’, ‘혼술’이 그리울 때…
신도림역 근처에 위치한 ‘심야식당’은 모든 안주를 7,000원의 가격에 맛 볼 수 있는 맛집이다. 복고풍으로 꾸민 매장은 외관부터 실내까지 ‘만취손님 절대사절’이라든지, ‘단체손님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1인 1안주 먹어주는 센스’ 같은 재미있는 문구들이 붙어있다. 한쪽 구석과 작은 선반에는 혼자 오는 이들을 위한 만화책이 꽂혀있다. 좌석은 양쪽에서 주방을 마주 보는 바 테이블 형태로 배치했는데 어디에 앉든 쉐프가 요리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보인다. 음식에 불맛을 입히기 위해 펼쳐지는 불쇼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이곳은 손님의 입맛에 맞게 간을 하고 실제 일본만화 ‘심야식당’의 콘셉트처럼 재료가 있다면 손님의 취향대로 요리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자연스레 쉐프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관련된 일상까지 나누다보니 손님들 대부분이 오랜 단골이다. 음식은 혼자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이 나온다. 국물이 진한 ‘나가사키짬뽕탕’을 비롯해 김치찌개, 순살치킨, 만두전, 가라아게, 닭고기 빠다야끼, 감자튀김과 해쉬브라운 등 맛깔스러운 메뉴를 선보인다. 만두전은 만두소를 펼쳐 고소하게 부쳤는데 전 위에 소스를 듬뿍 뿌려 여성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해물라면과 우동 등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식사메뉴도 있다. 그 중 해물라면은 강한 불맛으로 인기가 좋다고 한다. 운영시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며 일요일은 휴무이다.
목동 ‘와라와라 목동점’
과일주가 맛있는 일본식 다이닝펍
오목교역 인근 상가 2층에 위치한 ‘와라와라 목동점’은 다양한 요리와 상큼한 생과일주로 유명한 가게이다. 실내는 기역자 모양으로 테이블이 넉넉한 편. 무엇보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눈에 들어오는데 공간마다 대나무발이 쳐져있어 다른 사람의 시선에 방해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자리에 앉으면 고구마스틱이 기본으로 나온다. 이곳은 이색적이고 다양한 요리를 선보여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쫄면위에 돈까스’, ‘언니네비법 간장떡볶이’, ‘파도와 놀던 맑은 홍합탕’, ‘새콤달콤 깐풍새우’, ‘지글지글 누룽지탕’ 등 먹음직스럽고 재미있는 이름의 메뉴에다 기본 안주를 시키면 3,900원에 맛볼 수 있는 ‘90년대 도시락’이나 ‘추억의 냄비라면’등도 준비돼 있다.
베스트 메뉴는 따로 모아놓았다. 꼬치어묵전골, 알마니 오돌뼈, 갈릭치킨과 포테이토, 철판치킨 데리야끼, 해물치즈 떡볶이 등이 있는데 많은 메뉴 중 선택하기 어려울 때는 ‘와라와라’의 ‘베스트 10’안에서 고르면 후회하지 않는다. 모든 메뉴에는 면과 달걀, 어묵, 김말이 등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이집은 직접 개발한 과일주 전용 주정베이스를 첨가한 생과일주로 유명하다. 프리미엄 자몽주와 프리미엄 딸기주, 청포도주, 키위주 등의 상큼한 과일주는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문래동 ‘몬스터박스’
맛과 멋이 어우러진 개성 있는 공간
문래역 인근에 자리 잡은 ‘몬스터박스’는 1층에 위치하고 있지만 간판이 따로 없어 찾기가 애매한 곳이다. 눈을 크게 뜨고 둘러보면 간판이 있어야 할 자리에 빨간 박스를 든 몬스터가 매달려있다. 오래된 상가건물의 외관은 크게 손대지 않은 모습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바 테이블이 주방을 마주보고 배치돼 있고 바깥까지 합쳐 서너 명이 앉아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몇 개 보인다. 아기자기한 조명과 캐릭터, 그림액자 등으로 꾸민 인테리어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몬스터박스’는 현대미술가, 사진작가, 패션디자이너인 세 명의 여성대표가 4개월씩 번갈아가며 자기식대로 운영하는 독특한 가게이다. ‘먹태바사삭’과 ‘시메사바’ 등의 기본안주 외에 대표가 바뀔 때마다 계절에 맞춰 혹은 그날의 시장분위기에 따라 메뉴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주로 페이스 북을 통해서 단골들과 소통하며 그날그날 메뉴에 대한 정보를 올린다. 미리 말하면 맛을 조절해주고 가게에 있는 재료에 한해서 원하는 안주가 있으면 바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가게가 협소해 4인 이상 방문 시 전화하고 가는 것이 좋으며 이벤트가 있는 날 역시 예약제로 운영하므로 미리 알아보고 방문하길 권한다. 영업시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이며 유동적으로 운영한다.
고척동 ‘심야식당 치치 고척동점’
멋진 플레이팅, 눈이 입이 즐거운 에피타이저 주점
빨간 간판이 눈에 띄는 ‘치치 고척동점’은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에피타이저 주점이다. 시멘트 벽돌과 원목으로 꾸민 실내는 아늑한 느낌을 준다. 벽에 붙은 선반마다 빈 사케 병과 피규어, 고양이 인형 등 일본식 소품을 올린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시선에 들어온다. 시멘트를 바른 얇은 벽돌을 쌓아 좌석을 구분한 것도 이색적이다.
이곳은 다양한 식사메뉴와 전문 레스토랑에 온 듯 눈길 사로잡는 플레이팅으로 여성들에게 인기를 끄는 곳이다. 바지락 얼큰 우동과 도리 가라아게, 낫또, 타코 와사비, 치킨 가라아게 샐러드, 떡볶이, 크림치즈 튀김, 크리스피 게살 깻잎, 짬뽕탕, 연어밥 등 40여 가지의 특색 있는 요리를 소량으로 제공해 2,000원대부터 맛볼 수 있게 한다.
베스트 메뉴로는 매장에서 직접 튀겨 끓이는 오뎅 탕과 신선한 생 연어와 생 관자, 육즙 가득한 함박스테이크, 가지 튀김, 감칠맛 나는 바지락 술 찜 등을 선보인다.
대표메뉴인 ‘관자밥’은 관자와 날치 알, 샐러드 등이 한 접시에 나오는데 부드러운 식감의 생 관자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단호박 튀김, 왕새우 튀김, 오징어 튀김, 양파링 등 바삭한 식감의 튀김 요리도 인기다. ‘차돌 라볶이’는 술안주로 그만이라고 한다. 영업시간은 평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2시까지, 주말은 새벽 3시까지이며 유동적으로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