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현안은

"한예종 유치, 모든 준비 끝냈다"

2018-03-02 10:37:01 게재

송파구, 지원준비 완료

문화예술, 생태와 결합

"박원순 시장님께 한예종이 송파구로 와야 한다는 글을 신문에 실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제가 무리한 부탁을 한 걸까요? 호호호."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한예종 이전 예정 부지 일대의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송파구 제공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한국예술종학학교(한예종) 유치에 도움이 될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 다니고 있다"면서 박 시장을 만난 얘기를 꺼냈다. 인천시, 경기 고양시와 한예종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송파구에 힘을 실어 달라고 일종의 '떼'를 쓴 것. 비록 박 시장에게 답을 얻진 못했지만 박 구청장이 한예종 유치를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 송파구가 한예종 유치를 올해 최대 현안으로 삼고 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송파구가 한예종 유치의 최적지임을 자부하는 첫째 조건은 풍부한 문화예술 인프라다. 송파에는 국내 최고 수준 공연 시설들이 즐비하다.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SK올림픽체조경기장, K-pop 공연장을 비롯 우리금융아트센터, 롯데콘서트홀과 뮤지컬 전용극장인 샤롯데씨어터 등이 모두 송파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서울 동남권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문정컬쳐밸리가 조성되고 있다. 문정컬쳐밸리에는 약 2만㎡ 면적에 각종 전시공간, 휴게공간, 체험공간 등이 들어서며 한예종 이전 예정시점인 2025년이면 컨벤션 시설을 포함한 국제교육복합지구 조성도 완료될 예정이다.

편리한 교통 여건은 문화예술 인프라를 뒷받침한다. 지하철 5개 노선(2·3·5·8·9호선)과 최근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수서고속철도(SRT)는 물론 고속버스터미널과 고속도로 접근성도 용이해 대중교통과 광역교통망이 두루 갖춰져 있다.

주민과 토지주들의 적극적 지지는 송파구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경쟁력이다. 기반 시설과 입지가 아무리 좋아도 주민 협력이 없다면 힘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송파구가 한예종 이전을 추진 중인 방이동 개발제한구역은 다수의 주민이 거주하며 토지주 160여명의 이해관계가 달려있다. 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후 토지주들은 47년간 사유재산권을 침해당했다. 특히 이 구역은 서울시에 몇 곳 밖에 남지 않은 생태습지가 존재한다. 성내천, 감이천 등이 통과하는 생태와 환경적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곳이다. 구는 한예종 유치를 문화예술 발전 뿐 아니라 주민들의 오랜 숙원과 환경 보존 등 세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기회로 삼았다.

주민 설득에 앞서 우선 행정 지원 체계를 꼼꼼히 점검했다. 토지매입비를 최소화해 사업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합기금 관리 조례를 개정하고 구유지 무상귀속 등 지원책을 마련했다. 구의회는 한예종 유치 건의문을 채택, 지원 사격에 나섰다. 서울시와는 유치 확정 시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기로 확답을 받았고 운동장 부지로 돼있는 기존 용도를 학교로 변경하는 문제도 협의를 마쳤다. 습지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키로 했다. 구 관계자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 전체 면적은 약 46만㎡이며 방이생태습지 면적은 5만9000㎡, 한예종 이전에 필요한 면적은 12만㎡다.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한예종이 원하는 부지를 충분히 제공하고도 공간이 넉넉하게 남는다.

행정 지원 사항에 대한 준비를 마친 구는 주민과 대화에 나섰다. 지난해 6월 500여명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명회를 열어 공감대를 형성한 뒤 수시로 크고 작은 주민 만남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토지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구가 한예종을 유치하려는 목적, 유치예정지에서 제외된 부지에 대한 관리계획 및 보상방법 등까지 충분한 소통으로 토지주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구의 노력에 주민들이 반응했고 복잡한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70% 이상 토지주들이 한예종 유치를 지지한다는 동의서를 보내왔다.

주민 동의, 행정 지원 준비를 모두 마친 송파구는 이전 부지를 최종 확정할 문화체육관광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유치전이 가열되거나 변수가 생기면 결정 시기가 늦춰질 수 도 있지만 그에 관계없이 최선의 지원을 하기 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한예종 이전 후보지가 송파구로 확정되면 전체부지에 대한 마스터플랜 수립을 통해 생태습지 주변 공원을 확장하고 공공시설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한예종이 송파구로 이전하면 생태환경과 문화예술 인프라가 어우러진 최고의 교육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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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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