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현안은│서울 구로구 '서남권 대표도서관'

첨단산단 걸맞게 특화 … 외부엔 생태공원

2018-04-12 10:23:36 게재

"송신소부지 주민에 돌려 달라" 설득

평생학습·융합인재양성·육아지원까지

"서울 도서관기본계획에 거점도서관이 포함돼있어요. 중앙에 대표도서관을 만들고 권역별로 거점도서관을 마련하는. 마침 땅이 있어서 시에 건립비만 대라고 했죠." 이 성 서울 구로구청장은 "(서남권) 다른 지역에는 어렵다"며 "부지도 없지만 도시계획 보상까지 천문학적 예산과 긴 시간이 소요된다"고 단언했다.

이 성 구로구청장이 구청장실 서고 앞에서 신규 직원들에 고 신영복 선생의 '담론'을 추천하며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사진 구로구 제공

서울 구로구가 개봉2동 KBS송신소 부지에 서남권을 대표하는 도서관이 들어선다. 민간개발 직전까지 갔던 공간을 5년 할부로 구매해 부지를 마련했고 첨단산업단지가 인접한 지역 특성을 반영해 일자리와 산업 경제로 특화된 시설 구상도 마쳤다. 평생학습 융합인재양성 육아지원 공간이 한곳에 들어서고 지역을 대표하는 복합문화시설 바깥에는 생태공원이 예정돼있다.

어렵사리 공익개발 관철 = "부지 매입이 가장 힘들었어요. 아파트 건축업자들이 희망해 공매공고까지 나갔지요." 박원순 서울시장도 가세해 편지를 띄웠다. 공매공고가 취소되고 매입 협상이 한창인 상황에서 또다시 공고가 떴다. 수십년간 송신소 때문에 희생해온 주민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매달렸다. 이 성 구청장은 "오랫동안 민원을 야기했던 공간이니 공익을 위해 주민에 돌려달라고 설득했다"며 "계약까지 1년 넘게 소요됐다"고 돌이켰다. 그 와중에 웃돈을 제안한 민간업체와 달리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하니 5년 할부(?) 의지는 굽히지 않았다.

2007년 8월 6800여명이 송신소 이전과 토지매입 청원을 한 이후 2011년 서울시에서 부지매입 결정을 했고 2012년 12월에야 매매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2013년부터 분할금을 납부, 지난해 12월 잔금을 처리했다.

어떻게 활용할지는 주민에 물었다. 몇차례 여론조사에서 매번 높은 비율을 차지했던 도서관으로 낙점했다. 수도권 전철 개봉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라 영등포나 금천 등 서남권역 주민들도 접근하기 편하다. 이 구청장은 "내년 하반기에 설계해 2023년 초에 선보인다"며 "서울시는 예산을 이유로 규모를 축소하자고 하는데 이왕 시작한 것 제대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1만㎡ 부지에 들어설 도서관은 디지털산업단지와 발맞춰 일자리 산업 경제 분야로 특화한다. 방대한 정보를 갖추고 구직·창업활동을 지원하는 전문열람실과 일자리·창업지원센터가 특히 눈길을 끌 전망이다. 구직자 모둠 공부방과 일자리·창업 관련 토론회가 가능한 공간, 창업·취업박람회를 열 수 있는 컨퍼런스홀 등은 구로3동 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로동 SBA창업지원센터, 곧 선보일 천왕역 일자리 플랫폼과도 이어진다.

부지 내 평생학습관은 연면적 5700㎡로 확장, 4차 산업혁명 관련 교육이 가능한 융합인재양선지원센터를 더할 계획이다. 육아종합지원센터 기능도 추가하고 바깥에는 목감천 인근까지 생태공원이 연결될 전망이다. 이 성 구청장은 "도서관 자체가 복합문화공간"이라며 "주변 환경이 뛰어나 독서와 어우러진 휴식·체육공간으로 손색없다"고 말했다.

우마길 먹거리·즐길거리 = "대형 도서관을 추진한다고 작은도서관 정책을 접은 건 아니에요. 올해도 10개 정도 더 들어섭니다." 이 구청장은 "서울에서 도서관이 가장 많은 곳이 구로"라며 "현재 75곳인데 내년에 항동에 작은도서관 8개가 신설되고 곧 100호가 탄생한다"고 강조했다.

대표 도서관과 함께 올해는 가리봉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문화의 거리 조성과 함께 우마길을 인사동처럼 볼거리 즐길거리 넘치는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 성 구청장은 "중국인이 많은 곳 이른바 '연변거리'로만 알려진 지역에 새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라며 "문화예술 관련 점포 등 새 업종을 유치하고 바로 옆 디지털산업단지와 연계, '찾아와서 구경할 만한 곳'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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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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