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선거에서 떨어지고 국회의원 출마했다 떨어지고…. 마음도 다스릴 겸 북한산으로 갔어요. 우리 지역에 역사자원이 많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하나로 연결시키면 훨씬 가치가 높아지겠다 싶었죠."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은 "우이동 가족캠핑장은 2011년부터 추진해온 북한산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사업 마무리단계"라며 "고려시대 이후부터 근현대까지 왕이 아닌 민중·서민의 역사를 체험하고 토론하는 1박 2일 관광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점으로 흩어진 자원, 선·면으로 잇다 = 하룻밤 야영하면서 자연 속에서 쉬는 캠핑장은 서울에만 벌써 여럿이다. 우이동에 들어설 가족캠핑장에 대해 서울시 평가단도 당초에는 같은 의견을 내비쳤다. 박겸수 구청장은 "설명을 듣고 난 뒤에는 '다른 곳과는 개념부터 다르다'고 하더라"며 "북한산자락에 점으로 흩어져있는 역사문화 자원을 선과 면으로 잇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이동 계곡 인근 1만1561㎡ 규모로 조성 중인 가족캠핑장은 올해부터 토지보상을 시작, 내년 봄에 문을 연다. 여러 형태 캠핑구역과 함께 청자가마·농장체험장 자연생태학습장 전통문화공연장이 들어서게 된다. 계곡 물놀이장과 썰매장, 가마터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활용한 찜빌방도 구상 중이다. 박 구청장은 "삼삼오오 모여 근현대사 토론을 하고 휴식을 취하도록 꾸밀 계획"이라며 "술 마시고 떠드는 일반적인 야영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이령길 4.19전망대 등 캠핑장에서 나뉘는 갈림길도 여럿이라 1박 이후 선택도 다양하다.

캠핑장은 북한산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특히 '이야기가 있는 1박 2일 관광'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구는 2011년부터 우이동·수유동 일대 18만㎡ 부지에 역사문화관광벨트를 조성 중이다. 3.1운동 발상지인 봉황각, 민주화 성지 국립4.19묘지, 대한민국 건국 초석을 다진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16위 묘역은 2016년 5월 문을 연 근현대사기념관에서 총합된다. 전통 사찰과 청자가마터, 근현대 자수역사를 품은 박을복 자수박물관에 북한산성과 우이령길까지 문화·자연 자원도 벨트에 포함돼있다. 동요 '반달'로 유명한 윤극영 선생 가옥은 2014년 주민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고 체육시설과 자연학습장을 갖춘 삼양동 체육과학공원, 북한산 봉우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만남의 광장도 잇따라 개장했다.

지난해에는 근현대사기념관 초대길 4.19전망대 소나무쉼터를 지나 만남의 광장까지 대표 명소를 엮은 산책로를 조성해 '치유'를 더했다. 구간별 도장을 받으면 주변 음식점 등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너랑나랑우리랑' 치유여행을 운영 중이다. 보건소·응급의료교육장과 연계해 입구에 '건강조은'(zone)을 마련하고 간단한 건강검진을 하고 심폐소생술·응급처치 교육도 한다.

◆4.19국민문화제 세계인 잔치로 = 우이동 계곡을 아홉차례 굽이도는 우이구곡을 복원하고 암벽등반 메카인 인수봉 조망권 내에 국제규격 암벽등반장을 마련하면 북한산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은 얼추 마무리된다. 전국 '구곡 지자체'와 선비사상을 공유하는 구곡문화제, 국제 암벽등반대회도 벌써 구상하고 있다. 박겸수 구청장은 "4.19묘지 근처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에 문화예술인 거점을 만들고 수유시장 일대 특화 먹거리와 연계해 또다른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며 "4.19혁명 국민문화제는 국내 잔치를 넘어 세계인들이 참여하도록 국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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