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탓 물가급등설은 '기우'였나

2018-04-03 10:48:31 게재

3월 물가 상승률도 1%대

1월보다 오히려 0.1% ↓

6개월째 저물가 흐름 유지

외식물가는 다소 상승세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대비 1.3% 상승해 1%대 저물가 기조를 이어갔다. 6개월째 1%대 상승률이다. 사상최대 폭 최저임금 상승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비용이 상승해 물가를 크게 올릴 것이란 당초 우려가 기우였음이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대부분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시간제 '알바'에 크게 의존하는 외식물가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서울과 부산이 전월대비 0.6%, 0.8% 각각 증가했고 충북의 경우 외식물가가 전월 대비 1.1%나 급등했다. 정부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으로 받아들여진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16으로 전년 동월대비 1.3% 상승했다. 지난해 10월(1.8%) 이후 6개월 연속 1%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6개월 연속으로 2%를 밑돈 것은 2016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전월 대비로도 0.1% 하락했다.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만이다.

물가가 전달보다 떨어진 것에는 채솟값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에는 갑작스런 추위로 채소를 비롯한 신선식품류의 가격이 급등했다. 이 때문에 채소류 가격은 전월 대비 7.9% 감소하며 전체 물가를 0.15%p 끌어내렸다. 축산물 가격도 1.1% 하락해 전체 물가를 0.03%p 인하시켰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1.3% 상승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1.4% 상승했다.

밥상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1.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식품이 전월대비 0.7% 하락했으며 식품 이외 물가는 전월대비 큰 변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월세포함 생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2% 하락했다.

신선식품지수 역시 채솟값 하락 영향으로 전월대비 3.6% 하락했고, 전년 동월대비로는 1.0% 상승에 그쳤다. 신선어개(어류 ·조개류)가 전월비 0.6% 올랐지만 신선채소와 신선과실은 각각 전월비 8.0%, 1.5% 하락했다.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전월대비 0.1% 하락하고 전년동월대비 1.2% 상승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물가가 하향안정되는 가운데서도 서비스 물가는 1.7% 올라 전체 물가를 0.94%p 끌어올렸다. 개인서비스는 1년 전보다 2.5% 올랐다. 특히 가사도우미료(11.0%)가 2007년 12월(12.1%)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개인서비스 물가 중 33%의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물가는 3월 전월대비 0.0% 상승(전년동월 대비 2.5%)했지만, 이는 일부 지역에서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외식물가에 포함되는 학교급식비는 전월 대비 13.2%, 전년동월대비 13.0% 하락했다. 학교급식비 하락분이 외식서비스 상승분을 상쇄하면서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큰 폭으로 올랐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무상급식을 실시한 인천과 강원, 전북 등의 외식물가는 전월 대비 2.7%, 2.8%, 2.7% 하락한 반면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은 서울과 부산의 외식물가는 전월 대비 0.6%, 0.8% 올랐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3.2%, 3.1% 오른 수치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성홍식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