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석유제품 수출액 54% 증가 … 물량 22% 늘어

2018-05-03 10:51:24 게재

호주 일본 수출전략 주효

4월 석유제품 수출액이 54% 증가했고 수출물량도 2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정유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석유제품 수출액은 38억3900만달러로 지난해 4월 24억9900만달러에 비해 53.6% 증가했다. 올들어 가장 높은 증가세다.

수출물량도 늘어 유가상승에 따른 효과만은 아님을 말해준다. 4월 석유제품 수출량은 4817만배럴로 지난해 같은기간 3956만배럴보다 22% 늘었다. 지난해 4월 정기보수 영향에 따른 기조효과라는 지적도 있으나 4월까지 누계로 2.6% 증가해 수출규모 자체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제품의 이같은 호조는 지난달 국가수출액이 15%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출품목이 부진한 가운데 석유제품 수출증가세가 13개 주요품목 중 가장 높았다. 석유제품은 원유를 정제해 생산한 휘발유 경유 등유 나프타 항공유 등을 말한다.

정유업계와 전문가들은 석유제품 수출 호조는 수출전략과 규모의 경제 실현 등이 빚은 결과라고 분석한다.

호주 대만 일본 등 정제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전략적으로 수출하고 있다. 호주에 대한 석유제품 수출이 눈에 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석유제품 국가별 수출량 연평균 증가율이 3%인데 같은 기간 호주 수출 증가율은 18%로 6배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수출물량 13%에 달하는 6420만배럴을 호주로 수출했다. 싱가포르를 제치고 처음으로 호주가 우리 2위 석유제품 수출국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호주는 현 정제능력(45만배럴/일)이 2013년 대비 32%나 줄어 수요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앞으로도 호주 수출량은 꾸준히 유지될 전망이다.

대만 수출물량은 연평균 13.5% 늘고 있다. 대만도 노후정제시설 폐쇄로 정제능력이 5년새 18% 감소했다.

1분기에는 지난해 4위 수출국이었던 일본이 호주를 제치고 2위 수출국가로 올라섰다. 일본도 석유수요 감소와 시설 노후화로 정제설비를 순차적으로 폐쇄하고 있어 정제능력이 2013년 대비 15% 줄었다.

아태지역 주요국 정제능력이 줄어드는 반면 국내 정유사는 시설고도화 등 정제설비 효율성 향상에 투자해 같은 기간 정제능력이 12% 증가했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 정유공장은 중소형으로 인근 지역 내수에 치중한 반면 국내 정유공장은 세계적 규모 정제시설을 구축해 규모 경제를 실현할 뿐 아니라 일찍이 수출을 염두에 둔 설비와 물류환경을 갖추었다"고 말했다.

'오일 앤 개스 저널'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는 단일공장 기준으로 세계 5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국내 정유사들의 전략적 수출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석유제품은 국가 주요 수출품목 가운데 하나로 올해 유가 상승에 따라 기여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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