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가 본 정유산업 전망
정제능력이 수요보다 빨리 증가
유럽 미주 중동지역 증설 예정 … 저유황 석유제품 주목
28일 대한석유협회가 작성한 '국제에너지기구(IEA) 2018~2023년 정유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세계 정제능력 증가는 하루 77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IEA는 △제품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는 수입의존도를 개선하기 위해 정제능력을 확대하고 △원유 수출국은 수출다각화와 정제마진 확보를 위해 정제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예측했다.
국가별로 보면 이 기간 동안 중동은 하루 200만배럴 정도 정제능력을 높일 것으로 보여 중국(160만배럴)을 넘어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60만배럴을 증설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아시아 지역은 합쳐서 140만배럴이 증가한다.
이른바 대서양 분지로 불리는 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의 정제능력 증가분은 하루 200만배럴로 수에즈 동부(중동 등 아시아 태평양) 증가능력 570만배럴보다 훨씬 떨어진다. 유럽과 북미지역은 그동안 일부 정제시설 폐쇄를 진행했다. 지난해 정제능력이 2007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현재 아프리카 구소련연방 북미 등의 정제능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세계 정제능력 추가 증설은 석유수요 증가량을 초과할 뿐만 아니라, 정제 석유제품 수요증가량보다 하루 300만배럴 많다. 2012~2017년 동안 정제 석유제품 수요증가에 비해 정제능력 증설이 뒤따르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사정이 달라지게 되는 셈이다.
2023년 수에즈 동부지역 총 정제처리량은 최초로 하루 4000만배럴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최대 규모 신규 정제설비 확충 지역은 중동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는 내년 40만배럴을 증설한다. 바레인과 이란도 정유공장 재건이나 확장 등의 증설계획을 가지고 있다.
세계 정제지역 순위에서 중동은 북서유럽을 제치고 3위를 차지하며 인도는 라틴아메리카와 러시아를 넘어 5위에 위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과 인도 설비확장 추세는 완화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정제처리량 증가 절반을 차지했다. 중국 증설속도는 둔화돼 2023년까지 하루 160만배럴 신규 정제설비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세계 정유회사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이슈는 해상 벙커연료의 황 함량 제한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까지 선박연료의 황 함량을 0.5%로 제한하기로 했다. 선박회사들은 새 규제를 지키기 위해 저유황 연료를 사용하거나 스크러버(황 포집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현재 황 함량 2.5% 수준인 상압증류와 감압증류 잔사유분(320만배럴)이 세계 해상 벙커연료에 주로 사용된다.
IEA에 따르면 탈황처리공정 없이 직접 사용이 가능한 황 함유 0.5% 중유는 하루 60만배럴에 불과하다.
현재 잔사유분의 수소처리를 위한 고도화설비 처리능력은 290만배럴로 추산된다. 저유황 원유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경질 타이트오일 수요가 촉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미국이 휘발유와 경유 간 생산수율 최적화를 통해 경유생산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러시아 정유사들도 대규모 건설 프로그램을 진행해 2023년까지 경유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유사들은 자국내 수요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유를 줄이고 휘발유 생산량을 늘리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