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포커스 | 다시 떠오른 '권력구조 개편'
거대양당 '개헌'으로 '연동형비례제' 차단
"연동형 비례대표제, 의원내각제와 조화" 입장
집권당 고려, 대통령제-다당제 결합에 부정적
연초에 물 건너간 개헌론이 다시 나왔다. 거대양당인 여당과 자유한국당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와 다른 점은 개헌을 위한 주장이 아니라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반대 논리로 들린다는 점이다.
선거구 개편 논의를 개헌과 연결짓는 논의로 전환시킨 인사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다. 그는 당선되자마자 논란이 되는 연동형비례대표제와 관련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대통령 권력구조와 관련되기 때문에 원포인트 권력구조 개헌과 함께 논의한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연동형비례대표제만 떼어서 논의하는 데에 대한 반대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는 "폭탄 돌리기처럼 하지 말고 정식으로 의원 정수를 얼마로 늘릴지, 권력구조와 관련된 것이니 개헌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주장은 여야 5당 합의문에도 일부 반영됐다. 마지막 합의 문장은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 개정과 동시에 권력구조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논의를 시작한다'로 돼 있다.
이를 한국당은 선거제도 개혁 논의와 동시에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고 해석하고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아시다시피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원내각제와 조화가 되는 제도다. 그래서 합의문에도 6항에 원 포인트 개헌 이야기를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원 포인트 개헌을 한다면 의원내각제를 받아들일 것인지, 내각제적 요소를 도입할 것인지에 대해서 명백히 표시해 주셔야 될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의사 표시를 하신다면 앞으로 저희 정치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비롯한 선거구제 개편에 관한 논의가 좀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부분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동안 말을 못하던 여당 내에서도 '대통령제'와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불협화음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셈이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기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선관위 안에 대해 공감대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구체적으로 그게 우리나라 적용됐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논의가 별도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기본 방향은 합리적이라 보는데 실제 적용했을 때 부작용에 대한 심층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부작용으로는 다당제가 불가피하고 다수당이 존재하기 어려워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어려워진다는 점이 제기됐다. 대통령제와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맞지 않다는 의견이다.
민주당의 모 재선 의원은 "연동형비례대표제는 의원내각제에서 채택하는 방식"이라면서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는 병행 자체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생각이 여당 내에 적지 않다"면서 "결국 선거구 개편 논의를 개헌과 같이 가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원포인트 개헌이 가능할까. 촛불혁명을 등에 업고 추진해온 개헌안이 물건너간 후 선거제도 개편만이라도 하자는 입장에서 논의가 진행된 만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부담을 느낀 거대 양당이 무조건 거부할 수 없는 '신포도'(연동형비례대표제)를 밀어내기 위해 '원포인트 개헌'을 들고 나온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개헌이 어렵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주장하는 이유를 달리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