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지원기관, 행정부 비판 눈길

2019-05-14 10:58:34 게재

입조처 "조세정보 내놔라"

예정처 '소주성' 집중 비판

국회의원 입법을 지원하는 국회 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가 외부기고와 자체보고서를 통해 문재인정부의 핵심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정부의 조세통계를 집중 지적해 주목된다.

특히 예산정책처와 달리 정부를 겨냥해 구체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입법조사처가 적극적으로 나선 게 눈에 띈다. 이는 수장이 새롭게 들어서면서 나온 모습으로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계간지 '예산춘추' 봄호(통권 54호)를 내놓으면서 '국민소득 3만달러시대' 특집을 구성했으며 박근혜정부에서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이 소득불평등을 더욱 확대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6년 이후 소득불평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업 구조조정의 진행, 다양한 이유로 장기부진의 계속, 최저임금의 급등에 따른 저소득층 근로소득의 감소와 자영업자 영업소득의 감소로 2018년에도 상당한 정도의 소득불평등 악화가 진행됐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에 따라 내부적인 임금근로자의 평균소득과 임금근로자 사이의 임금불평등은 감소하고 있다"며 "그러나 고령자를 포함하는 취약계층의 고용이 감소해 근로소득이 하락하고 영세자영업자의 경우 사업소득의 감소로 전체 취업자(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 모두 포함)의 소득불평등은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충영 중앙대 국제대 석좌교수(전 동반성장위원장)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양대 정책은 그 강조점에서 상호보완되지 못하고 효율성에서 상충적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며 "문재인정부의 법인세 인상, 노조의 조직률 강화, 대기업의 소액주주권 강화를 위한 상법개정 노력 등은 창업을 독려하는 친 기업정책 분위기와는 일단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임금인상을 골자로 하는 소득주도성장과, 창업과 투자를 독려하는 혁신성장정책 사이에 유기적 보완관계를 찾기가 어렵고 상충적 내용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정부의 조세통계 미공개부분과 공개된 부분의 부실을 강도높게 따졌다.

입법조사처는 '조세지출예산서 통계 작성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조세지출예산서는 조세지출 수혜자별 귀착현황 239개 항목을 합한 총량으로만 발표하고 개별 항목별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조세지출 총량통계는 개별항목의 타당성 등의 검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세지출은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금을 깎아주는 재분배 정책이다.

2015년에 도입된 경력단절여성 재고용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의 2016년 실적이 600만원, 2017년 실적이 1500만원에 불과하지만 경력단절 여성 재고용 기업수와 재고용된 여성 수 등에 대한 통계가 없다.

폐광지역 카지노에 대한 개별소비세 저율과세 항목의 경우 기획재정부는 중저소득층에게 442억원, 고소득층에게 765억원의 혜택이 귀속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기획재정부는 강원랜드 입장료 감면의 수혜자가 명확하지 않아 부가가치세 귀착이 불분명할 경우 적용하는 비율을 적용해 수혜자별 귀착을 안분했다고 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입법조사처 이재윤 재정경제팀장은 "부가가치세 귀착배분 비율과 개인의 소득수준이 어떠한 연관성을 갖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법인세 개별소비세 교통·에너지·환경세의 국세통계연보 상의 2017년 실적자료와 조세지출예산서상의 세목별 조세지출금액을 비교한 결과 실적 확인이 가능한 54개 조세지출 항목 중 14개 항목의 통계가 조세지출예산서에 잘못 반영됐다. 과다 과소된 금액의 합의 5800억원에 달했다. 조세지출예산서와 국세통계연보의 통계 산정방법이 다른 '자경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의 경우는 연평균 3436억원이 과소반영됐다. 기획재정부는 해당 통계반영에 오류가 있으며 향후 개선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팀장은 "정부는 다음연도 조세 감면액을 추정함에 있어 경제성장률, 설비투자증가율 등 경제지표, 세목별 탄성치 등을 반영해 추정하고 있으나 세부자료와 방법론 등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성과 객관성 등을 확인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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