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포커스 - 민주당의 '지지율 지키기'

"대통령 지지율 40% 무너지면 총선 어렵다" 공감대

2019-05-31 11:13:39 게재

경제 나쁘고 남북관계 정체에도 '40% 후반대'

한국당 극우경향·바른미래당 내분에 반대급부

"중도층 잡아야" "성과 내야" 목소리 강해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40%대 후반에서 견고하게 버티고 있다는 점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10여개월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에서 3자 구도로 펼쳐질 경우 당선을 위한 득표율이 최소 45%정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 수치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적지 않다.

31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직무수행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대답)이 지난해 12월에 46%로 떨어진 이후 이달까지 6개월간 40%대 후반을 견고히 지키고 있다.

악수하는 이해찬과 홍남기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50%대는 지난해 8월에 진입한 이후 넉달을 버티는데 그쳤다.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40%대 붕괴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특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되지 못하고 북미정상회담 역시 성과 없이 끝나면서 위기감이 이어졌다.

그러나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대에서 강하게 버텨냈다.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올린 이달 두 번째주에도 47%를 기록했다. 여당 지지율은 30%대 후반으로 대통령지지율보다 10%p 낮게 나오고 있다.

◆45%가 콘크리트 지지율? =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5% 후반대를 6개월째 견고하게 지키고 있는 것은 제1야당과 제2야당 덕으로 보인다. 어떤 일이 있어도 지지해주는 콘크리트 지지율이 '40%'보다는 적을 것이라는 얘기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대표-나경원 원내대표가 극우 선명성 경쟁을 펼치면서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킨게 여당 지지층 역시 결집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당 모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지지층을 모으려고 하면 할수록 여당의 지지층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거나 행동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했다.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이 대안정당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내분에 휩싸여 있다는 점도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을 받혀주는 대목이다. 바른미래당의 표심은 중도보다는 보수진영쪽에 가깝다.


바른미래당 모 의원은 "바른미래당은 진보진영보다는 보수진영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면서 "지난 보궐선거에도 바른미래당이 한국당 표를 깎아먹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정권심판론에서 살아남기 = 민주당에서 당 지지율보다 대통령지지율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은 내년 총선이 '정권심판론'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미래'와 '과거'의 경쟁이나 '적폐심판론'으로 구도(프레임)를 짜려고 하지만 문재인정부 3년차에 치러지는 만큼 '정권심판론' 구도를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제 민심이 매우 나쁜데다 대북문제까지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40%선이 위협받을 수 있다. 민주당이 긴장하는 이유다. 최근 지역구에 내려갔다온 여당 의원들은 "지역 민심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를 쏟아냈다.

제 1, 2 야당의 부진과 분열의 반대급부로 얻고 있는 40%대 지지율이 무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출마 정견발표에서 "요즘 만나는 분마다 다음 총선, 민주당이 쉽지 않다고 걱정한다"며 "'이 정도의 정당지지율에 나 정도의 인물이면 당선되겠지' 그럴수 있다. 그런데 솔직히 안일한 생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중도층 잡을 전략 필요 = 10개월여 남은 총선 준비기간이 짧지 않다. 변수가 많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산토끼' 잡기 전략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의 분화 등 정계개편 가능성이 핵심 변수다. 여당 입장에서는 손대기 어렵다. 그렇다고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여당 내부에서 '중도 잡기' 위한 '변화'를 요구하는 이유다. 이인영 원내대표의 당선은 '변화 요구'의 결과물이다.

전날 여당 워크숍에서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여당과 한국당으로의 지지층 양분"을 언급하면서도 "상당히 많은 중도층이 지지정당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지지층을 유지시킬 수 있는) 개혁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중도층을 잡기 위한) 다양성 포용성 역동성을 갖추고 더 강력한 여당을 만들 수 있다"며 "내부 단결을 극대화해 총선승리의 강력한 진용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민생 등 성과 역시 대통령 지지율을 유지하거나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모 여당 중진의원은 "많은 부분이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총선까지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면서 "현재로서는 정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여당 의원은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르려면 45%이상은 득표해야 안정권"이라며 "총선에서는 당 지지율보다 대통령지지율이 중요하며 40%대만 지켜주면 총선결과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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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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