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포커스 - 검찰 앞에서 작아지는 '한국당'

의원직 상실 8명,재판중 9명 … 총선앞 '긴장'

2019-07-12 11:06:21 게재

패스트트랙 피고발자만 55명에 달해

"한국당, 고발취하가 핵심 요구"

민주당 "당지도부 고발취하불가 강력"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사태에 따른 경찰조사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자진출석까지 단행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국당이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20대 들어 검찰조사로 배지까지 우수수 떨어졌거나 떨어질 위기에 놓여있는 가운데 무더기 기소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12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전날 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돼 한국당 의석이 111석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질의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 |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김도읍·김진태·이은재·장제원·주광덕 등 한국당 법사위원들은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에서 고소·고발을 당했다. 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5월 이우현 의원, 6월 이완영 의원에 이어 매월 1명씩 배지를 잃었고 공교롭게도 모두 한국당 소속이었다.

20대 국회 들어 실형을 선고 받아 의원직을 잃거나 내놓은 의원이 앞의 3명 외에도 박찬우 권석창 김종태 이군현 배덕광 의원까지 포함해 8명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중 임기중 중도사퇴한 사례는 없었다. 옛 국민의당 출신 3명, 민중당 1명이 대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돼 배지를 반납했다.

국회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선거 관련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내놓고 5년 동안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형사사건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해당 기간 동안 피선거권 제한을 받는다.

한국당과 검찰의 악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영철 의원, 엄용수 의원, 홍일표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황영철 의원은 지난 2월 2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 최종결심을 남겨놓고 있다. 엄용수 홍일표 의원은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권성동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관련, 1심에서 무죄가 나왔지만 검찰이 항소해 2심을 기다리고 있으며 김재원 의원 역시 2심까지 무죄가 나왔으나 검찰이 대법원에 최종의견을 묻기로 했다. 염동열 의원, 이현재 의원, 홍문종 의원, 원유철 의원도 검찰에 의해 기소돼 1심이 진행되거나 준비중이다. 9명이 사실상 검찰과의 법적 다툼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당과 비교하면 크게 구별된다. 민주당의 경우 이규희 의원이 1심에서 벌금 400만원, 추징금 45만원의 판결을 받았고 심기준 의원이 불법정치자금 수수혐의로 기소되는 등 2명이 검찰 손에 들어가 있다. 무소속에서는 이정현 의원이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심을 진행중이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무더기 기소가 예상되는 패스트트랙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 정의당, 녹색당에서 고발한 한국당 의원만 5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서 나경원 김저재 민경욱 박성중 백승주 송언석 이만희 이종배 의원은 3개 당으로부터 모두 고발됐다. 피고발자를 지목하지 않은 국회 사무처의 고발로 피고발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한국당이 마지막까지 추경 통과일정을 잡지 않고 국정조사를 강하게 요구하는 데는 패스트트랙 고발 취하 요구가 있다"면서 "고발을 취하하면 기소가 되더라도 형량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은 500만원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고 5년 동안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 1심에서 500만원 이하로만 나온다면 공천에 대한 부담이 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반응은 냉랭하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취하 불가 입장을 강도높게 얘기해놔서 물러서기 어렵다"면서 "특히 선진화법 첫 위반사례에 폭력사태까지 일어났기 때문에 이를 용인하면 지지자들의 비판뿐만 아니라 여론악화를 감당해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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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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