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포커스 | 여야 4당 재결합하나
여당, 한국당 맞서며 '패스트트랙 연대' 시동
한국당 협상의지 진정성 의심 … "공수처법 반대로 사법개혁 저항"
문희상 국회의장, 내주 사법개혁법 본회의 부의여부 결정 예상
여당은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탄 사법개혁법안과 공직선거법에 대한 협상의지에 진정성이 없다고 보고 패스트트랙을 위해 모였던 여야 4당체제를 재가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을 개혁저항세력으로 규정, 몰아세우고 4당이 '패트 연대'를 만들어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여당은 10월 29일 사법개혁안을 본회의에 부의해 한국당을 압박해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18일 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검찰개혁 관련 못된 왜곡과 거짓선동을 멈추기 바란다"며 "한국당은 법위에 군림하는 낡은 습관부터 버리라"고 강도높게 요구했다.
한국당은 검경수사권 조정과 함께 경찰개혁을 요구하고 있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엔 반대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해찬 대표는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는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오래전부터 설치하자는 주장을 많이 ?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지도부는 이걸 설치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는 공안검사였기에 고위공직자 비리 심각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며 "그럼에도 21대로 가자는 건 안하자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은 사법개혁법 처리를 위해 한국당을 뺀 '패트연대'에 무게중심을 두고 정지작업 중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더 좋은 의견이 있으면 언제든 토론하자 말한 바 있다"며 "그런데도 한국당이 절대 불가를 외치며 논의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당이 시도했던 '선 사법개혁안, 후 공직선거법' 처리안을 내부적으로 철회한 상태다. '패트 연대'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이 사실상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고 정의당도 '재협의해 추진하자'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에 그쳤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해외순방 이후 다음주중 법사위에서 180일간 계류된 사법개혁법안을 29일에 본회의에 부의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결정에 따라 현재와 같은 '3당 체제'로 갈지,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체제'로 갈지 결정될 전망이다. 법사위에 추가계류를 결정한다면 한국당과의 협상을 더 지켜보겠다는 의미이며 그렇지 않고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의지를 보인다면 한국당의 반발로 3당협의체제는 깨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법안의 불법화'를 강조하면서 협상에 미온적으로 나올 경우 문 의장이 본회의에 직접 부의해 언제든 상정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회 사무처 핵심관계자는 "국회의장은 현재 분열된 상황을 빨리 마무리지고 싶어하고 사법개혁, 정치개혁을 서두를 의지도 강하다"며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기 위한 법률검토를 마무리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히려 (교섭단체간) 협상하기 시작하는 것이 (민주당이 본회의에 사법개혁안을 올려서 처리하는 등) 강행 효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여야간 합의가 안되면 법 정신에 따라 이달말이라도 상정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만 하고 있으면 상정강행을 막을 수 있다고 본 나 원내대표가 오판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국당이 협상 의지의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어 문 의장의 선택이 나 원내대표 뜻대로 이뤄질 지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문 의장은 다음 주 22일이나 23일쯤엔 본회의 부의 등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