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간첩이 아니다' 사진전

2019-10-28 10:53:03 게재

고문피해자 5명 작품 전시

민주인권기념관 11월 17일까지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간첩 조작사건 고문피해자들이 국가폭력 현장인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직접 찍은 사진을 전시한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민주인권기념관에서 간첩 조작사건 고문피해자가 찍은 사진 200여점으로 '나는 간첩이 아니다-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그들의 이야기' 전을 개최한다.

이번 사진 전시는 과거 군사정권에 의해 조작된 1974년 울릉도 간첩단 사건, 1979년 삼척 고정 간첩단 사건, 1982년과 1986년 재일교포 간첩 사건 피해자 5명의 치유회복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 관심을 받고 있다. 참여자 강광보씨는 1986년 재일교포 간첩사건에 연루돼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가 2017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나머지 참여자도 모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3년간 외부의 도움 없이 고문 현장을 대면하며, 사진을 촬영하고 자신의 감정을 회복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 전시는 민주인권기념관 5층 16개 수사실 중 13개 방을 전시장으로 삼아 모두 네 개 주제로 진행된다.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옛 남영동 대공분실 5층 조사실에서 고문피해자들을 위한 전시를 열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어두운 과거의 공간을 현재의 자기극복 과정을 담는 공간으로 바꾸어내길 바란다"고 개최 소감을 밝혔다.

한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지난해 12월 경찰청 인권센터로 운영되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이관 받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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