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 전세계 초비상
미국내 검역공항 20곳 확대 … EU도 대응책 논의, 자국민 철수 고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가 초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검역공항을 20곳으로 대폭 확대하는 등 비상 대응조치들을 취하고 있고, 유럽연합(EU)도 집행위원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중국에 국제 전문가를 보내기로 중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연방정부는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관련 검역 대상 공항을 대폭 늘리는 한편 여행 제한 조치도 검토하는 등 대응 강화에 나섰다.
발열검사를 하는 검역공항을 워싱턴 덜레스, 뉴저지 뉴왁, 시애틀 등 국제공항 20곳으로 대폭 확대하고, 여행주의보를 3단계로 한 단계 올렸다. 미국 내 확진 환자들은 아직 5명을 유지하고 있지만 의심환자들은 26개주 110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새롭게 검역공항으로 지정된 곳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격리 치료시설이 있는 곳으로 워싱턴 덜레스, 볼티모어 워싱턴, 필라델피아, 뉴왁, 보스턴, 휴스턴 조지 부시, 달라스 포트워스, 마이애미, 샌디애고, 시애틀, 호놀룰루 등 주요 국제공항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이로써 미전역 50개주와 푸에르토리코에서 외국에서 들어오는 승객들에 대해 거의 전부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앞서 LAX 공항, 뉴욕 JFK,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오헤어, 애틀랜타 등 5곳의 국제공항에서 탑승객들을 상대로 열화상 카메라 등으로 발열검사하는 검역을 시작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미 국무부와 CDC는 미국인들에게 중국에는 필수적이지 않으면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하는 여행주의보를 3단계로 격상시켰다.
연방정부의 여행주의보는 4단계일 경우 여행금지령인데 바로 아래 단계인 3단계가 발령된 것이다.
아울러 중국주재 미국대사관은 전세기를 띠워 우한 주재 영사관 직원과 현지 거주 미국인 등 1000여명에 대한 대탈출 작전에 들어가 29일부터 샌프란시스코로 대피시키게 된다.
캐나다에서도 확진환자가 2명으로 늘었다. 첫 확진환자는 최근 중국 우한을 다녀온 50대 남성으로 광저우를 경유해 지난 22일 토론토에 도착했다. 이 남성의 아내도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하는 중국에서 EU 시민들을 본국으로 데리고 오는 데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에서 EU 시민들을 본국으로 데려오는 데 EU 시민보호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EU 회원국으로부터 자국민을 본국으로 데려오는 것을 도와달라는 요청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EU 집행위원단이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며 "EU 긴급대응조정센터(ERCC)도 회원국과 향후 취할 수 있는 조치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국가 가운데 독일에서는 하룻밤 사이 확진 환가가 추가로 3명이 발생해 총 4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고 바이에른주 보건부가 28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독일에서 처음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같은 지역에서 3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첫 환자는 전날 밤 뮌헨 인근의 슈타른베르크에서 나왔으며, 확진된 환자들은 첫 환자의 감염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3세의 첫 확진 환자는 자동차 장비업체인 베바스토 직원으로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출장 온 회사 동료인 중국 여성에 의해 감염됐다. 새로 감염된 3명도 베바스토 직원이다. 중국인 여성은 출장 당시에는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가 23일 귀국길 항공기에서 감염 증상이 나타났고 중국에서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확진자가 발생한 프랑스에서는 28일 현재(현지시간) 네 번째 확진 환자가 확인됐다. 프랑스 보건부 산하 질병관리국(DGS) 제롬 살로몽 국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확진자는 노년의 중국인 관광객으로 우한이 소재한 중국 후베이성 출신이라고 밝혔다.
살로몽 국장은 이 환자가 현재 파리 시내 한 병원에서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았으며, 환자의 동선을 토대로 접촉한 사람들을 파악하는 등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된 프랑스에서 상태가 위중한 케이스는 이날 확진된 중국인 노인이 처음이다.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공포가 커지면서 국제기구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중국에 국제 전문가를 보내기로 중국과 합의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WHO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말했다.
WHO는 양측이 이날 만남에서 발병지인 우한의 봉쇄 조치에 대한 지속적 협력, 다른 도시와 지역의 공중 보건 대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심각성과 전염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 지속적인 정보 공유 등에 초점을 맞췄다고 알렸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해하고 전염을 억제하는 데 있어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WHO는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중국 및 다른 모든 국가와 함께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HO는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밝힌 바 있지만 유사시에는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긴급 위원회를 재소집할 수 있으며 위원들이 대기 상태에서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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