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위기 확산
치료비 전액 국가 부담, 폐기물 당일 소각
2차감염 차단 총력전 … "취약 노동계층 보호 강화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관련 진료비(비급여 포함)는 국가가 부담하기로 했다. 자가 격리 대상자의 생활 쓰레기도 밀폐·소독 처리하는 등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돌봄노동자 등 취약 노동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공운수노조는 28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의료기관 공항 항공 철도 버스 택시 등 대종교통, 돌봄 재가요양 등 사회서비스, 민원인을 상대하는 민원기관 등의 노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급여 치료비도 정부 지원 = 29일 보건복지부의 '신종감염병증후군(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료비 지원 안내' 지침에 따르면 감염병 관리법에 근거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등의 진료비는 건강보험공단과 국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부담한다. 지원대상은 확진 환자와 의사환자(의심환자), 조사대상 유증상자이다. 지원기간은 격리 입원한 시점부터 격리 해제 때까지다.
격리입원이나 치료가 필요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 의사환자, 조사대상 유증상자가 보건소의 안내에 따라 국가지정격리병원 등에 입원해 치료받고 격리 해제돼 퇴원하면 해당 의료기관은 진료비 중 건강보험 급여항목이나 의료급여 부담금은 건강보험공단에서, 환자 본인부담금 및 비급여항목(감염병 진단검사비, 입원치료에 따른 식비 등)은 국가(질병관리본부)나 시도(보건소) 등에서 지급받는 방식으로 지원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나 의심환자 진료에는 기본적으로 1인당 10만원이 훌쩍 넘는유전자 검사비가 든다. 또한 음압격리병실(병실 내 압력을 낮춰 공기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게 한 병실) 사용 등 격리 관찰·진료비로 수백만∼수천만 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메르스 수준으로 쓰레기 처리 강화 = 환경부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근) 때와 유사한 수준으로 폐기물 관리를 강화한다고 29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폐기물 안전관리 특별대책'에 따르면 자가 격리 대상자의 생활쓰레기도 밀폐·소독 처리한다. 자가 격리 대상자는 가정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을 소독해 전용봉투에 담은 뒤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2중으로 담아 배출하면 된다. 배출할 때에는 관할 보건소에 연락해 즉각 생활폐기물을 수거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확진자 폐기물에 대해 환경부는 입원한 병원, 의료폐기물 운반·처리자와 비상 연락을 유지하고 그간 확진자가 배출한 폐기물은 이날 내로 모두 소각 처리해 폐기물로 인한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폐기물도 소독한 뒤 2중 밀폐한 전용용기에 담고 처리업체가 당일에 바로 수거해 소각한다. 유역(지방)환경청은 병원과 폐기물 수집·운반업체, 소각처리업체에 대해 폐기물 처리 과정이 적정했는지를 특별점검하기로 했다.
◆사업장 감염 유입 방지 = 고용노동부는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한 사업장 대응 방침'을 마련해 전국 지방노동관서, 안전보건공단, 민간재해예방기관을 통해 각 사업장으로 전파했다. 대응방침에는 조치사항으로 △노동자 위생관리 강화와 사업장 청결·소독 유지 △사업장 감염유입·확산방지 △의심환자·격리대상 발생시 대응 △전담체계 구축 및 대규모 결근 대비 사업계획 수립 △특수건강진단 실시 주기 유예 등이 담겼다.
특히 지방노동관서와 안전보건공단은 의료기관 항공사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 사업장에 대해서는 자체점검, 대응계획 수립을 지도하고 필요시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감염 예방활동도 전개한다.
박영만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손 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감염병 의심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또는 보건소로 즉시 신고해야 한다"며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의 대응 및 안내를 예의 주시하며 적극적 따라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어학당 줄줄이 휴강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학생들 사이에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초·중·고 개학 연기를 검토하던 정부는 28일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정상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학부모 불안을 감안해 개학을 연기하는 방안을 관계부처가 논의했으나 지역사회 내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고 범정부적으로 방역체계를 강화하는 상황임을 고려해 학교를 정상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관내 학교들에 개학연기나 휴업을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던 서울시교육청도 2∼3일 더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다만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은 13일 이후 중국 후베이성에서 귀국한 학생과 교직원에 대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귀국일부터 2주간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자가격리' 하게 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반면 국내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한국어 교육기관(한국어학당) 상당수가 휴강에 들어갔다. 어학당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는 외국인 유학생 중 중국 출신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의 경우 강의는 진행하되 중국 출신 학생들은 일정 기간 등교하지 말도록 개별적으로 공지하기도 했다.
서울소재 한 대학관계자는 " 학생 불안을 고려해 임시 휴강하고 향후 계획은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며 "휴강하는 대신 보충 강의 일정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대학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교환학생을 파견하고 있는 대학들도 1학기 계획을 전면 취소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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