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22번 다음은… 광주·전남 초비상
16번, 접촉자 수 최대
22번, 이동 반경 넓어
2·3차 감염 우려 커져
16번 환자의 딸(18번 환자)과 오빠(22번 환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연이어 받으면서 광주·전남지역은 2차 감염 공포에 휩싸였다. 16번 환자의 경우 확진자 가운데 접촉자 수가 가장 많고, 22번 환자는 이동반경이 넓은 만큼 추가 감염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확진자와 관련된 시설들을 연일 폐쇄하는 등 감염병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6일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16번 환자의 접촉자 수는 378명으로 지금까지 확진자 중에서 가장 많다. 16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5일까지 306명이었지만 하룻만에 72명이 늘어났다. 광주시 관계자는 "매일 빠진 사람들을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16번 환자의 경우 증상이 발현된 이후 양성판정을 받을 때까지의 기간이 길었던 것도 접촉자가 많은 이유로 추정된다. 이 통계에는 증상발현 이전인 지난달 19~24일까지 16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빠져있다.
광주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은 증상발현 이후 시점부터 전염력이 있다"며 "증상발현 이전 동선은 환자의 개인정보에 해당하고, 시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6번 환자의 딸과 오빠는 '무증상 환자'라는 점에서 이 같은 설명에 대한 반박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증상발현 이전에는 전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을 믿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기수 고려대 의대 환경의학연구소 교수는 "증상발현 이전에는 전염력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증상발현 이전이라는 게 잠복기라면 맞는 말이지만 잠재기(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라면 틀린 것"이라고 말했다.
22번 환자의 경우는 이동 반경이 넓어 여동생인 16번 환자보다 접촉자 수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2번 환자는 생활거주지는 전남 나주이지만 직장은 광주우편집중국이다. 이 환자는 광주와 나주를 오가면서 지역의 마트, 농산물매장, 나주혁신도시 인근 식당 등을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주우편집중국에서 인력관리 업무를 맡고 있어 자가격리 전 많은 동료를 접촉했다. 더욱이 16번 환자와 함께 식사한 지난달 25일부터 확진 이전인 2월 4일까지 격리되지 않은 채 일상생활을 계속해 접촉자 수는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환자의 자녀들은 최근 나주를 빠져나가 감염증 확산 우려를 더하고 있다. 아들은 지난달 26일 해외여행 차 영국으로 출국했다. 대학을 다니고 있는 딸은 지난달 28일 천안으로 이동했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우려가 커지자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들과 관련된 시설들을 연일 폐쇄하는 등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5일 16번 환자의 자녀가 다닌 어린이집과 21세기병원, 22번 환자의 직장인 광주우편집중국을 폐쇄했다. 전남 나주시도 6일 22번 환자의 어머니가 다녀간 마을 경로당을 폐쇄한데 이어 20개 읍·면·동에 있는 경로당과 목욕탕의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