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빛 발하는 '복지망'
방문간호사 등 3200명 투입
독거노인·취약층 매일 방문
지자체 복지망이 신종 감염병 국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감염경로 미파악자 발생으로 코로나19가 새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감염병 확산 저지선으로 '복지망' 역할이 재조명받고 있다.
서울시 현장 중심 복지시스템인 '찾아가는동주민센터(찾동)' 활동이 대표적이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는 425개 동주민센터 소속 방문간호사 877명과 복지플래너(사회복지 공무원) 2331명을 코로나19 예방 현장에 모두 투입했다. 방문간호사들은 코로나19 국내 발생 직후부터 소규모 관광숙박업소 1403곳 일제 점검에 착수했다. 전수점검을 통해 이들은 2주 이내 중국 방문력이 있는 중국인 투숙객 494명을 찾았고 증상 체크를 마쳤다.
찾동방문간호사들은 복지플래너와 함께 만성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건강 취약계층, 독거노인 등 관리대상자들을 집중 관리한다. 매일 전화로 건강 상태를 확인할 뿐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저소득 취약가구를 직접 방문, 마스크 등 방역물품도 배부한다. 방문간호사들은 선별진료소, 비상방역 콜센터 등에도 투입돼 감염병 관련 안내·상담을 지원한다.
의료 복지도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의료원은 응급실 전체를 아예 선별진료소로 바꿔 의심환자를 모두 받고 있다. 감염병 확진자를 격리치료하는게 음압병상이라면 그 전 단계 진료과정에서 의심환자와 일반 환자가 섞이지 않게 하는 것이 선별진료소다.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선 선별진료소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응급실이 선별진료소로 바뀌면서 일반 응급환자는 받을 수 없게 됐다. 시 관계자는 "민간병원이라면 응급실을 닫는 것은 수익 때문에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료원은 또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민간병원에서 코로나19가 의심돼 일반 진료조차 거부당하는 환자들이 모두 이곳으로 모이고 있다. 특히 중국인 환자들 방문이 많다. 응급 상황이고 잠복기가 지났음에도 진료를 거부당한 이들, 중국인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한 이들이 서울의료원을 찾는다.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예방 활동도 눈에 띈다. 서울시 독거노인생활지원사 2594명은 독거어르신 2만9600명을 관리, 보호 중이다. 이들은 어르신 안부를 확인하고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행동요령을 안내하는 등 방역 일선에서 뛰고 있다.
쪽방촌 주민 보호도 '복지' 몫이다. 시는 종로구 돈의동(549명) 중구 남대문(650명) 용산구 동자동(1055명) 등 5곳 3085명 쪽방촌 주민을 보호 대상으로 관리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루 평균 700개 마스크를 이들에게 배부해왔으며 지금까지 약 1만여개가 취약계층에 전달됐다. 쪽방촌 거주자가 노령이거나 건강 취약계층이 많은 만큼 방역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시는 보건소가 선별진료소 운영 등 업무량이 폭증해 방역 시점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에 전문 방역업체를 구해서 쪽방촌 전체에 대한 수시 방역을 준비중이다.
특히 건강이 취약한 고령자 147명은 소속 간호사가 매일 1번 이상 방문해 건강 체크를 실시하는 등 촘촘한 보호망을 가동 중이다.
최 영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취약계층일수록 정보 소외로 인한 피해가 큰 만큼 찾아가는 복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지자체들이 촘촘히 구축한 복지망이 감염병 위기 국면에서 지역사회를 지키는 보호막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