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연기 '불가론' 우세
연기가능기간 한달반뿐
"투표시간 연장 등 검토"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4.15 총선이 연기될 지 주목된다.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총선을 연기할 만큼 국가위기적 상황을 문재인 대통령이 인정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실제 연기한다 하더라도 최대 한 달 반 밖에 미룰 수 없어 실질적인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더라도 총선은 그대로 치르되 사전투표 독려, 투표시간 연장 등 대안마련이 현실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총선 연기 결정은 대통령의 판단에 속한다"며 "대통령이 결정하면 이에 따라 선거를 위한 사무를 준비할 뿐"이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196조(선거의 연기)는 "천재·지변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선거를 실시할 수 없거나 실시하지 못한 때에는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대통령이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협의하여 선거를 연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를 '천재·지변 기타 부득이한 사유'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가기를 거부하거나 투표장에 갈 경우 코로나19의 전염 가능성이 높아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돼야 가능한 조치로 보인다. 실제 총선을 연기할 가능성이 적은 이유다.
코로나19의 확산속도가 빨라지고 3월 말~4월 초에도 진정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총선 연기도 검토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지만 최장 연기가능기간이 한 달 반에 그쳐 실익이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회의원 임기는 5월 29일이고 헌법에서 국회의원의 임기를 못박아 놨기 때문이다. 헌법 42조는 "국회의원의 임기는 4년으로 한다"고 했다. 국회의원 임기를 늘리려면 헌법을 고쳐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1대 총선을 5월 29일까지 치르지 않으면 '입법부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맞을 수 있다. 한달 반 이후에도 코로나19 기세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총선 연기' 카드를 꺼내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야 모두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는 점도 '총선 연기 불가'에 무게를 둔다. 총선 연기를 단행할 경우 여당의 경우엔 코로나19에 대한 책임론이 더욱 가중될 여지가 많고 야당 입장에서도 '정권심판론'을 내세울 수 있는 상황을 잃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 여당 의원은 "전쟁때도 하지 않은 총선 연기를 여당도 야당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법을 바꿔 투표시간을 늘리거나 감염방지대책을 세워 투표를 진행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