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혐오' 딛고 … 지자체 "대구 돕자"
서울시, 중증병실·의료장비·인력 지원
전북·경기, 병실 비우고 지원방안 수립
인력 시급 … 의료봉사단 모집 착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를 돕자는 움직임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일각에선 대구 고립, 대구 기피 주장이 나오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며 대구를 지원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서울시가 대구지원에 앞장섰다. 서울시는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를 받아 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 상황이 워낙 심각한데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서로 협력하는 의미에서 일정 숫자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중증환자를 중심으로 서울시가 환자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대구 환자 치료 지원과 관련해 시립병원 공간을 별도로 확보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와 경북에 의료장비를 지원힐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서울시는 4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구와 경북에 각각 2억원씩 지원한다.
대구·경북 지역 병상 포화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병상을 확보했다. 서울시 확진자 증가에 대비해 준비한 병상을 활용하게 된다. 서울시에는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5곳·28병실) 지역별거점병원(6곳·20병실) 시립병원(5곳·33병실) 시립병원일반격리(2곳·10병실) 등 모두 18곳 91병실의 음압치료가 가능한 격리치료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시는 의료인력 지원에도 나선다. 의료기관 및 의료인을 중심으로 봉사자를 구하되 모집 활성화를 위해 은퇴한 의료인과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다. 시는 대구지원에 참여한 의료인들의 시간적·재정적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타 지자체도 대구 지원에 나섰다. 경기도는 대구지역 재난 구호를 위해 필요한 예산·인력 지원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도 관계자는 "현황 파악조차 어려울 정도로 대구지역 상황이 심각해 대구시 행정력만으론 극복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지원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앙정부가 종합적으로 상황을 파악, 대구지역 지원 방침 및 대응기조를 세우면 그에 맞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북도도 대구 지원에 가세한다. 대구·경북 확진환자 증가로 병실이 부족할 경우 전북으로 이송, 치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전북도는 정부가 감염병 위기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군산과 남원, 진안 의료원 2634개 병실을 비우는 작업을 시작했다. 정부 요청, 협의 과정 등을 거치겠지만 대구·경북 등 확진자가 늘어나는 지역에 병실이 부족할 경우 환자를 받을 수 있는 준비를 갖춘 셈이다.
한편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의료인력 지원이다. 대구의 경우 코로나19 선별검사 대상자를 기존 신천지 집회 참가자, 접촉자 외에 일반 감기 환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신천지대구교회 전수검사 대상자인 9000명에 감기 증상을 보이는 대구시민 2만8000명 등 3만7000여명이 2주 이내에 검사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구에 내려갈 의료인을 급히 찾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대구 지역 코로나19 조기 진단과 치료에 봉사할 의료인을 모집한다고 24일 밝혔다.
우선 모집 대상은 검체 채취에 필요한 의료인이다. 임시 선별진료소는 의사 1인, 간호사·간호조무사·임상병리사로 이뤄진 검체채취인력 3인, 행정인력 1인, 방역(소독)인력 1인 등 6명 단위로 운영된다. 의료봉사는 팀 혹은 개별로 지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