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에 글로벌 증시 패닉
주가·채권 폭락
국제 유가 급락
금값·달러 강세
코로나19 공포에 글로벌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한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여러나라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커졌다. 주요국의 증시와 국채 금리는 폭락세를 보였고 국제유가도 급락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금값과 달러 강세는 지속됐다.
2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폭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31.61p(3.56%) 폭락한 27,960.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1.86p(3.35%) 추락한 3225.8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55.31p(3.71%) 떨어진 9221.2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1079p 이상 내리는 등 극심한 불안 끝에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상승폭을 모두 되돌리면서 작년 12월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유럽 증시는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산 등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하락했다. 동북아 지역에 이어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나타나고 이란에서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세계적 대유행 우려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도 3%대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7%(1.95달러) 하락한 51.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8일 이후로 최대 낙폭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3시30분 현재 3.78%(2.21달러) 내린 56.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원유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국제유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시장에서 안전 자산으로의 피신 현상은 한층 더 뚜렷해졌다.
미 국채 시장에서 30년물 금리는 1.9% 아래로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1.4%를 하회하며, 사상 최저치에 바짝 다가섰다.
금값도 전장 대비 1.7% 오르는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7%(27.80달러) 상승한 1676.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3년 2월 이후로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4% 가까이 급락세를 보였다.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이어졌고 국고 3년물 금리는 1.137%에 마감하면서 연저점을 다시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보였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화약세가 이어진 배경에 대해 "지난 주말 글로벌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이어졌고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 그리고 최근 달러 강세 흐름 등이 맞물린 결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19 의 국내 확진자 수가 계속해서 늘며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 글로벌 전반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점 등은 원화의 약세 흐름이 당분간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 19 의 영향이 글로벌 전반적으로 확산된다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은 열어두어야 한다"며 "지난 메르스 사태의 1차적인 상승폭 등을 고려하고, 더 악화될 경우 1250원까지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25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3원 오른 1220.5원에 장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