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 여야 13일간의 '추경대전' 돌입
야당, 코로나 사태 발목잡기 힘들듯
'문재인정부 책임론' 부상 기회로
속도전, 편성·심사 부실 우려도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를 놓고 여야간 격돌이 예상된다.
각 정당별로 공천이 마무리국면에 접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들어가는데다 '코로나 추경'으로 서민지원책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야당의 공격칼날이 날카로울 것 같진 않다. 다만 야당은 세부사업내역을 문제 삼으면서 문재인정부의 코로나사태 대응과 관련한 책임론과 국가채무비율 상승에 따른 '나라살림 부실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국회 예산정책처장을 지낸 국경복 전북대 석좌교수는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추경은 코로나 대응과 함께 서민에 대한 직접지원 부분이 들어갈 것이고 통합당의 주요 지역인 대구 경북에 지원이 많이 쏠릴 수밖에 없어 야당이 반대하거나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다만 야당 입장에서는 문재인정부의 대응에 대한 책임론은 부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4당 대표는 회동후 내놓은 공동발표문에서 "코로나19사태 확산방지와 피해지원 및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포함한 과감하고 신속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며 "추가경정예산안은 감염병 대응 및 민생피해 직접지원을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1일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만남에 대해 김한표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코로나 대책관련 추경과 세제지원 입법은 2월 국회내 처리하기로 했다"고 했으며 윤후덕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추경안은 정부가 제출하는 대로 심도있게 심의해서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여야 "2월 국회내 통과" = 여야의 합의에 따라 2월 국회가 끝나는 3월 17일까지는 추경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총선 한달도 남지 않는 시점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민심이 악화돼 있어 추경심사과정에서 야당이 발목을 잡으면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다만 야당은 추경 세부사업 내역을 따지면서 문재인정부의 책임론을 들고 나올 전망이다. 황교안 대표는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과 총리 등 정권 전체가 너무나 안일하고 성급했다"며 "인재성격을 띠고 있다. 실수와 실패를 명확히 되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예산을 '슈퍼예산'으로 짠 이후에도 추경을 편성,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가 올해 전년대비 9.1% 늘어난 513조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은 올해 총선을 의식해 '추경 불가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점에서 추경편성과 '국가채무비율 40% 초과'를 연결시켜 재정건전성 악화를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총론엔 찬성, 세부사업은? = 야당은 또 구체적으로 지역구와 관련이 깊은 세부사업에 많은 관심을 둘 전망이다.
황교안 대표는 "예비비든 추경이든 모두 선제적으로 돕겠다"며 "대구 경북지역에 인적, 물적 지원을 총동원해 구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감염사태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긴급한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도 했다. 유성엽 민생당 대표는 "민생피해 직접 지원은 사전발표문 만들 때 한국당도 직접 들어와서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대구 경북 지역에 대한 직접지원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야당은 또 '총선용 추경'을 최대한 경계할 전망이다. 문재인정부의 대규모 예산에 추경까지 포함되면 올해 쏟아 붓는 예산만 520조원에 가깝게 된다. 전년보다 50조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이중 1분기에 32%(166조원)를 포함해 상반기에만 62%(322조원)를 쓰기로 했다. 통합당은 선심성 추경예산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밝힌 바 있다. 예결위원장이 김재원 통합당 정책위 의장이라는 점은 야당의 주요 무기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한달만에 편성부터 통과까지 처리하려는 정부와 여당의 속도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데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했다. 국 교수는 "국회 예정처나 상임위 전문위원실에서 밤샘 분석이 불가피하고 의원들도 10여일동안 정쟁 없이 심사에 몰두해야 제대로 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