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북한 방사포까지 … 청와대 '사면초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되며 경제 충격도 커져
중소자영업자 '벼랑끝' … 성장률 전망치도 하락
한미 방위비 협상·일본 수출규제 문제 지지부진
문재인정부가 사면초가에 놓였다.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 등 시급히 풀어야할 과제가 많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한동안 뜸했던 무력시위를 재개해 문재인 대통령의 시름을 깊게 한다.
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총4335명에 달했다. 하루만에 599명이 늘었다. 2일까지 사망자는 28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확진자 증가 수를 보면 지난달 25일 144명에서 26일 284명, 27일 505명, 28일 571명, 29일 813명으로 빠르게 늘었다. 이달 1일 586명으로 감소하는 듯했지만 29일 599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에 전력을 쏟아 붓고 있지만 좀처럼 수그러들 기세가 아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진과 병상 부족 등 많은 어려움을 낳고 있다.
신천지 신도에 대한 조사와 격리 수용이 이뤄지는 보름 정도가 고비가 될 전망이지만 사태가 확실히 잡힐지 불확실하다.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으나 1차적인 예방수단인 마스크조차 제대로 구할 수 없어 정부에 대한 원성이 높다. 국내 1일 마스크 생산량은 1200만~1300만장 정도로 수요에 턱없이 부족하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마스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최우선으로 강구하라"고 했지만 당분가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적 충격도 커지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일(현지시간)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2.0%보다 0.3%p 낮춘 수치다. OECD는 하향조정의 근거로 중국과 밀접히 연관돼 있어 코로나19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경제심리가 위축되면서 음식점 등 중소자영업자들은 생존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휴업을 계획 중인 사업장이 2224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보다 4배가 넘는 수치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북한은 2일 전격적으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쏘아 올려 정부를 당혹케 했다.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올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28일 이후 95일 만이다.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레드라인'을 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대화를 견인하려는 우리 정부에게 북한의 무력시위 재개는 부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남북협력 증진을 위한 방안으로 접경지역 협력과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추진 등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시급히 매듭지어야 하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달 28일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게 무급휴직 30일 전 사전 통보를 했다. 협상 체결이 늦어지면 4월 1일부터 무급 휴직을 시행하겠다는 압박이다. 우리 정부는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지급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에서 이렇다 할 반응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간 갈등을 풀 수 있는 시간도 넉넉지 않다. 앞서 우리나라 사법부가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을 내리자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조치를 취했고 이에 맞서 우리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를 폐기하기로 한 바 있다. 한일 수출당국간 대화로 문제를 풀기로 하고 지소미아 폐기를 '조건부 연장'하면서 파국은 막았지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전범기업의 국내자산 매각 시점까지도 한일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 자칫 한일 관계가 돌이킬 수 없게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한일간 협상은 우선순위에서 밀린 모습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이 최우선"이라며 "우선 코로나19 사태를 잡는 데 주력하면서 추경 등을 통해 경제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