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내 한국·중국 입국제한 조치 논란
경제계 출장금지 등 타격
항공업계는 운항 축소 등
백화점·숙박업계 치명상
일본의 아베 총리가 5일 한국과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해 사실상 입국 금지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일본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주로 경제계와 항공업계, 숙박업계 등에서 한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가 길어질 경우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자 조간에서 일본의 주요 기업이 한국과 중국으로 출장을 금지하는 등 비즈니스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신문은 "경제계는 이번 조치로 한국과 중국 등지로의 출장도 원칙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에 경제활동에 대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면서 "닛산자동차는 한국과 중국으로의 출장을 금지했고, 자동차부품 기업인 지테크도 국내외에 대한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항공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등 항공업체는 도쿄의 나리타공항과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으로 항공편이 제한되면서 즉각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감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항공업계에서는 특히 그동안 일본정부 차원에서 국제선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해오던 도쿄의 하네다공항을 막은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항시간의 제한이 있는 나리타공항으로 그렇게 간단히 분산할 수 없는 구조"라며 "하네다공항을 오가는 물류 등은 발이 묶일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홋카이도의 치토세공항과 나고야의 주부공항, 후쿠오카공항 등 한국과 중국인이 많이 찾는 일본 각지의 공항이 막혀 항공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부산과 후쿠오카의 하카타를 오가는 고속페리도 운항이 막힌다. 이미 지난해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이 노선을 이용하는 사람이 절반으로 줄었고, 2월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70%가 줄었다.
백화점과 대형 슈퍼 등 소매업계도 타격이 예상된다. 오사카시 중심에 있는 백화점과 면세점 등은 이미 2월부터 60~70%의 고객이 줄었는데 이번 조치로 더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됐다. 타카지마야 오사카점은 "이런 정도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든 것은 처음있는 사태"라며 "앞으로 어느정도 줄어들지 예상조차 안된다"고 말했다.
일본의 여행과 관광업계 및 관광지의 자영업은 그렇지 않아도 힘든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자 회생하기 힘든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마마쓰시에서 온천여관을 하는 한 관계자는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로 재기가 힘들 정도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여관은 지난해부터 중국인 단체여행객을 많이 수용했었는데, 코로나19의 감염이 확산되면서 지난달 1일부터 예약이 전무한 상황이다.
도쿄와 교토, 오사카를 연결한 이른바 '골든루트'라는 관광지도 중국인과 한국인이 많이 찾는 데, 그 사이에 있는 시즈오카현이 그동안 재미를 봤지만 지난달 이후 예약이 급격히 취소되다가 이번 조치로 회생 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이 예상된다.
한 대형 여행업체의 간부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중국인 뿐만 아니라 귀국하는 일본인도 대상이 되기 때문에 여행업계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규슈의 오이타현 벳푸시의 여관호텔조합연합회 한 관계자는 "지금부터 어떻게 될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5일 오후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회의에서 "한국과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에 대해 검역소장이 지정한 장소에서 2주간 대기하고 국내 대중교통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