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2차 추경론' 탄력
홍남기 "지금은 아니다"
코로나19 여전히 진행형
"자영업 대책 역부족"
여권서도 "추가 대책"
정부가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내놨지만, 국회 심의가 본격화되기도 전부터 '2차 추경'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경제에 미칠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내놓은 추경안이 줄도산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에 대한 안전망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 때문에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 추경안을 전면수정하거나, 자영업 대책을 보강한 2차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당정 내에서 현재 추경안 만으로는 경제적 수습이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 "홍남기 부총리가 첫 대책을 내놓으면서부터 '상황에 따라 후속대책을 내놓겠다'고 한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금은 그럴 상황 아니라지만 = 2차 추경 논란은 국회에서도 먼저 제기됐다.
10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추경과 정부의 관련 예산 편성을 모두 합치면 32조원 정도 되는데 일부에선 40조원까지 늘리자는 얘기도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태가 전개될 가능성이 있으니 경제적 피해 장기화에 대비한 2차 추경도 고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상황논리로 맞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답변에서 "지금 2차 추경을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글로벌 경제가 얼마나 어려워지는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인지 판단해, 추가로 영향이 있을 때는 그에 상응하는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2차 추경 편성의 문을 열어놓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정부의 경제상황 진단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상황이 메르스 당시보다 엄중하고, 글로벌 확산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성장률 영향의 폭에 대해서는 좀 더 관찰이 필요한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보다 엄중하다"면서 "특히 우려되는 것은 글로벌 경제가 전체적으로 어려워지면서 그 영향이 다시 우리에게 올까 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추가대책 필요성 확산 = 특히 여당 내에서는 추가대책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현재의 추경안으로는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2차 추경안 집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당정청 회의에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만으로 현장의 위기가 진정되기는 어렵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추가 예산 반영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거론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는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의 자금 애로를 덜어드리고, 교통항공여행업과 교육문화서비스업 등의 경영난을 완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추경 자체를 광범위하게 하고 볼륨을 키워야 한다고 했지만 반영이 안됐다"며 "2차 추경을 또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 역시 2차 추경을 언급하면서 정부의 과감한 재정투입을 촉구했다.